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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 세월호 참사의 진실, 이제는 밝혀야 합니다
 
유경근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기사입력  2018/10/25 [22:53]

 

세월호참사 후 4년 6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날들의 의미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밝히기는커녕 오히려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어떻게든 세월호참사를 지워버리려 했던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워온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수장시키려 했던 세월호를 인양했고, 같은 날 박근혜를 구속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을 약속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촛불정부의 탄생의 단초가 세월호참사였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자와 시민의 연대는 기폭제였습니다.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이 촛불혁명의 맨 앞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이 사회적,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 앞에 떳떳한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여전히 왜 구하지 않고 수장시켜버렸는지, 그 이유가 세월호침몰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이 진상규명 후 얻을 것은 우리 아이들을 만나러 가서 "이랬던 거란다…" 한마디 할 수 있는, 즉 우리 아이들을 만나러 갈 수 있는 '자격'뿐입니다.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피해자들의 각오가 진상규명을 천천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한 각오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겠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피해자들은 지금 많이 지쳐있습니다. 4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세월호참사의 본질적 규명과제, "왜 구하지 않았는지"를 밝히려는 시도는 시작조차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전국 여덟 곳에 흩어진 채  안식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유가족들 덕분에 세상이 바뀌었다고 칭찬하면서도 새정부가 약속했으니 이제는 편안히 기다리면 다 해결되지 않겠냐는 '덕담'을 들을 때마다 가슴은 더 답답해집니다. 박근혜 정부와 몸으로 싸우던 때가 마음은 더 편했다는 넋두리가 나도 모르게 새어나옵니다.
 

정부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세월호참사 전담 특별수사단>을 설치해야 합니다. 권한의 한계가 분명한 <사회적참사 특조위>임을 잘 알면서도 활동을 좀 지켜보는 게 순서 아니겠냐는 입장은 최악의 경우 피해자들이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국회는 자유한국당 등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가리고 조작하는 데 앞장섰던 적폐잔당들이 또 다시 진상규명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원하는 시민들께서는 피해자들의 초조한 심정에 공감해야 합니다. 그리고 포기하고 타협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격려하며 한시도 그 곁을 비워서는 안됩니다. 
 

씨랜드 청소년수련관 화재참사로 일곱살 쌍둥이 두 딸을 잃은 아빠 고 석씨는 "많이 외로웠다"라고 했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에 더 버틸 수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고백이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의 고백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6년 봄, 유럽 여러 나라의 교민들을 만나러 갔을 때 현지인들이 공통으로 해주었던 인사를 여러분들에게도 받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다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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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5 [22:5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