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사설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넘어, 국가교육체제 개혁해야
 
교육희망 기사입력  2018/10/23 [16:12]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사립유치원 비리 폭로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치권과 언론들은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비리를 없애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자인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분노를 넘어 개혁을 촉구하는 판에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폐원, 휴원 등 협박 ‘인질극’과 유치원 연합회의 ‘사립유치원 교육공무원보다 훨씬 깨끗해!’라는 적반하장격 주장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립 교육기관의 비리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번에 불거진 사립유치원의 ‘막장 비리’는 그동안 유치원을 개인 재산으로 보고 회계와 재정을 함부로 운용해온 유치원의 문제가 크다.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리·감독 방기와 유치원 연합회의 막강한 로비와 압력에 휘둘리는 정치권의 야합, 만연한 비리를 바로잡을 법 제도 미비가 더 큰 문제의 근원이다. 대법원 판례조차 사적인 공금횡령에 대해 ‘학부모가 내야 할 돈을 국가가 대신 납부한 지원금은 결제가 이뤄지면 어린이집 원장의 사적 재산이 된다’라며 무죄 판결을 내리는 형편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 국가회계 시스템 ‘에듀파인’ 도입, 공립유치원 확대 등이 얘기되고 있다.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당장의 비리를 막을 장치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아교육 자체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과 실질적인 조치이다. 전국의 유치원 중 국공립유치원의 수가 절반이 넘는데도 사립유치원의 원아 수가 세배나 많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립유치원의 ‘장사’를 정부와 정치권이 지원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런 시스템에서 유치원이 교육기관이 아닌 자영업자의 영리 사업장이 되는 것은 필연이다. 유치원 원장이 아닌 유치원 ‘사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고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당도 부랴부랴 ‘유치원 비리 근절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교육의 국가 책임을 높이는 것은 비단 유아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립 중등, 고등교육기관의 전횡과 비리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참에 정부와 정치권은 비리 차단의 차원을 넘어 사립학교법 전반에 대한 개정, 교육의 국가 책임과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방안까지도 마련해야 한다. 사립 교육기관에 대한 적폐청산과 전면적인 개혁 없이는 교육혁명도 없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10/23 [16:1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