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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외노조 5년
■ '이명박근혜' 적폐, 법외노조 5년
 
최대현 기사입력  2018/10/11 [21:29]


"긴 세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던 것은 우리가 지켜내려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그토록 소중하기 때문"

 

 

2013년 10월 24일. 이날은 1987년 9월 27일(전교조 전신인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 창립)과 1989년 5월 28일(전교조 창립), 1999년 7월 1일(전교조 합법화)과 함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사에 늘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로, 전교조가 박근혜 정부로부터 '노조 아님'(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지 꼭 5년이 된다. 전교조는 문제의 날 오후 1시 57분 고용노동부가 보내온 A4용지 2장짜리 팩스로, '14년 합법 전교조'가 한순간에 '법외노조'가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해직 교사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부여한 전교조의 규약을 트집 잡아,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감행했다. 이를 유지하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교조 조합원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터트렸고,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전교조 서버를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 등 자신들의 교육 정책을 학교현장에 심기 위해 애를 썼다.
 

법외노조가 됐지만, 전교조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하게 저항했다. 법외노조 탄압을 저지하고 철회시키기 위해, 해마다 '총력투쟁'을 했다. 노동3권 행사가 제한된 현행법 내에서 가장 높은 단계라 할 수 있는, 휴가권을 활용한 연가·조퇴투쟁을 벌였고, 교사대회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교조 지도부는 밤샘 농성과 단식 등으로 거리를 지켰다.
 

올해도 전교조는 5월 교사대회, 7월 연가투쟁, 9월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했다. 오는 20일에는 '법외노조 즉각 취소' 총력투쟁이 예정돼 있다. 법외노조 통보 5년을 앞둔 현재(10월 12일)는 117일째 청와대와 서울 정부종합청사 두 곳에서 농성장을 운영 중이다.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시도지부장, 해직교사에 이어 조합원들이 하루하루 단식을 이어가며 문재인 청와대를 겨냥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교조는 "긴 세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던 것은 우리가 지켜내려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그토록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79차 전국대의원대회 결의문).
 

동시에 박근혜식 교육개혁을 막고 사회 현안에 연대하는 활동도 펼쳤다. 대표적인 것이 국정 역사교과서 저지 투쟁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이었다. 2개의 사안에 대해 각각 2만 명 이상의 시국선언을 조직해 문제의 책임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도 선제적으로 했다.
 

이러한 전교조의 활동은 2016년 하반기~2017년 상반기로 이어지는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 항쟁의 밑불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인원 1700만 명 촛불의 구심 역할을 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꼽은 적폐 청산 긴급현안 과제에 '교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이 포함된 것은 이를 대변한다.
 

법외노조 통보 당시 전교조 사무처장이었고 2016년 해직될 당시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변성호 교사(서울)는 "이명박 정부는 규약시정명령을 하고서도 법외노조 통보는 조심스러워했다."라고 전하며 "박근혜 정부라는 우익정권은 자신들의 장기 집권을 위해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제거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싸웠다."라고 했다.
 

전교조가 굴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던 가장 튼튼한 뿌리는 조합원 총투표 결과였다. 전교조는 제66차 전국대의원대회(2013년 9월 28일)에서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이전 단계인 '해고자 조합원 자격 박탈' 내용의 규약 시정명령 수용 여부를 조합원 총투표로 결정하기로 정했다.
 

같은 해 10월 18일 총투표를 마친 결과, 조합원 5만 9828명 가운데 80.96%가 참여해 3분의 2가량인 68.59%가 '거부'를 선택했다. '해직교사도 조합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동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감행하기 1주일 전에 결정한 일이었다.
 

당시 전교조는 총투표 결과를 "전교조 무력화에 맞서 6만 조합원이 해직자와 전교조를 함께 책임지며 전교조 위축을 최소화하겠다는 표현이며 더욱 단단한 단결로 박근혜 정권의 노동탄압과 교육장악에 정면으로 맞서며 참교육 교단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표현"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전교조의 지난 5년은 조합원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한 5년으로도 볼 수 있다.
 

박근혜 청와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기 위해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까지 마음대로 주물렀다는 사실이 사법농단 정황과 고 김영한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등에서 확인될 때마다 '전교조 법외노조 5년'이 적폐 정권의 정치적 탄압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조치가 취소되는 특정한 날. 그 날 역시 전교조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 날이 빨리 오기를 6만 전교조 조합원은 문재인 정부에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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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11 [21:2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