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 | 터 | 뷰 | 10.4민족공동행사에 다녀온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박물관 안내책자부터 만찬 차림표까지 처음으로 찾은 평양에서 건네받은 작은 물건 하나라도 버릴 수 없었던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4일부터 6일까지 평양에서 무엇을 봤고 무엇을 느꼈는지 2박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처음으로 평양을 다녀왔는데
평양공항에서 농촌 들녘을 거쳐 평양 시내로 들어가면서 뭐랄까 안도감이 생겼다. 남과 다름없이 황금색으로 물든 들녘이 보였고 추수를 하는 이들을 보면서 자체적으로, 나름대로 넉넉히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토대가 마련돼 있어 좋았다. 또 전에는 가득했다는 혁명 구호나 선전·선동구호보다는 인민의 경제적 자립성이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즉 생활에 대해 강조하거나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라는 구호를 보며 변하고 있는 북의 모습에 한편으로 응원하고 싶었고 감격도 했다. - 이번 방문에서 북에 무엇을 제안했나
지난 8월에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이미 남북교육교류 제안서를 전한 바 있다. 그때 서울에 오신 봉원익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교직동) 위원장과의 대화에서도 확인했으나 북측에서는 그동안 역사성을 자랑하는 남북교육교류 사업에 대해 무게감 있게 판단하고 있다. 당시에 전교조는 우선 교육자 교류협력을 복원하고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전교조에서는 참교육연구소와 참교육실을 통한 남북교육교류의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선별된 교수법 자료를 상호교환하고 교수법토론회를 여는 것이다. 또 남북 교원들이 상대측의 교원연수에 참가해 자신들의 교수방법론을 소개하는 강연이나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6.15선언에 맞게 남북의 학생들에게 어떠한 교육내용과 교수법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고 정확한지도 함께 논의하는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 북측의 반응은 어떠했나
아쉽게도 봉원익 위원장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615북측위원회로부터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곧바로 속도를 내기는 어려우나 교사교류처럼 해왔던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고 전했다. 연속성이 있는, 말하자면 전교조와 교직동과의 교류는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니니 북에서도 부담이 덜 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전교조와 교직동을 통한 남북교육교류는 잘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전교조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는
전교조가 참여한 것에 대해서 북측 인사들이 매우 의아해했던 것은 사실이다. '전교조가 어떻게 북에 올라왔나, 청와대 앞에서 투쟁 중인데 정치적으로 인정한 것이냐, 풀리겠다는 신호냐' 등 생각보다 전교조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 사실 저는 처음 뵙는 분들도 많았는데 전교조에 표하는 관심과 애정이라고 생각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평양의 가을은 온화했고 사람들은 따뜻했다. 그리고 새벽에 붉은 닭이 홰치는 소리처럼 북은 큰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재미있는 표현으로 개구리가 펄쩍 뛰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앞으로 북이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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