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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은혜 교육부도 거꾸로 가는가
 
교육희망 기사입력  2018/10/05 [04:48]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임으로 새로 임명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첫 행보가 우려스럽다. 취임하자마자 내놓은 정책이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 허용이다.


‘놀이 중심 유아교육의 방향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부모의 영어교육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철학적 요구보다는 현실적 대세를 따르겠다는 선언이고, 기득권을 가진 이해집단의 요구에 대한 굴복이다. 그동안 국회의원으로 진보적인 교육 의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입법 활동을 해왔다는 것에 비추어보면 어이없고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보수 야당의 집요한 헐뜯기에도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요량인가?


애초 도입 시 교육계의 반대로 시행을 1년 유예하고 이른바 정책숙려제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이전 입장을 갑자기 바꾼 것도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물론 대입체제 개편과정에서 드러난 정책숙려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문제는 그 형식만이 아니라 내용에 있었다는 것을 모르거나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설문조사와 워크숍을 거쳐 의견 수렴을 했다는데, 도대체 그 의견 수렴 과정과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김상곤 교육부는 ‘공론화’ 절차라는 명분으로 대입제도를 개혁하기는커녕 뒷걸음치고 말았는데 유은혜 교육부 또한 영어 조기 교육에 대한 교육철학적 문제 제기에도 ‘학부모들의 요구’라는 명분으로 영유아 교육 정책을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 게다가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방과후 과정은 선행교육을 금지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올해 3월부터 금지되고 있는데도, 유치원 영어교육 시행을 발판삼아 초등학교 1~2학년까지도 영어교육을 시행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어서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교육계가 요구한 교육개혁의 방향은 입시 경쟁과 줄 세우기, 사교육이 만연한 교육을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그 방향이 기존 교육체제를 온존하고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고통받고 있는 교육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거스르는 것이다. 유은혜 교육부가 가고자 하는 교육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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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5 [04:4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