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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학원 정상화를 위한 목요집회' 현장을 찾아
"아이들은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과 함께 할 권리가 있습니다"
 
박근희 기사입력  2018/09/28 [17:48]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를 나와 얼마를 걸으면 작은 공원이 나타난다. 설명 그대로 정말 작은 공원이다.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에 벤치 서너 개 정도 놓여 있는, 동네에서 쉽게 만나는 그런. 다만 이 공원에는 다른 작은 공원에는 없는 두 가지가 더 있다‘평화의 소녀상’과 그 소녀상 앞에서 매주 목요일이면 열리는 집회가 그렇다. 2012년부터 시작한 ‘동구학원 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찾은 건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27일이었다.

  

오후 5.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이 손팻말을 챙겨 일렬로 선다. 크기는 제각각이나 팻말 하나하나에는 빠짐없이 동구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우리 교장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라 적힌 현수막도 펼쳐진다. 그 순간 성북구 언덕바지를 오르내리는 마을버스에 탄 승객은 고개를 돌리고 서두르던 행인은 걸음을 멈춘다. 그중 웃으며 다가오는 한 남학생이 꾸벅 인사한다. 반가움에 덥석 손을 잡고 함박웃음을 짓는 권대익 전 동구마케팅고 교장.

  

▲ 매주 목요일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앞 공원에서 열리는 동구학원 정상화를 위한 목요집회 현장               © 박근희

 

권 교장이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학생들을 만난 지는 벌써 수 개월이 흘렀다. 비리로 쫓겨났던 재단 측 이사들이 법원의 판결로 복귀하며 공모를 통해 선발한 권 교장과 오환태 동구여중 교장의 임용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후 두 교장은 매주 목요일이면 집회를 열어 학생들 곁에 있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실 목요집회를 연 건 두 교장이 해고되기 전인 2012년부터다. 당시 동구학원은 재단 비리를 서울시교육청에 제보한 안종훈 동구마케팅 교사를 파면 처분했다. 이 부당한 징계에 대한 항의에 시작했던 것이 바로 목요집회였다. 동구학원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30여 년간 교사로 일해 온 두 교장 역시 2012년부터 함께 목요집회를 해왔다.

 

그런데 동료의 부당한 징계에 함께했던 두 교장은 이제 당사자가 됐다. 지난 27일에 있었던 목요집회에서 권 교장은 “비리든 뭐든 할 수 있는 곳이 사립학교라는 사실이 사립학교의 민낯이다. 하지만 그런 사립학교가 이 땅에 설 수 없도록 하고자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당당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힘을 보태고 함께하는 이들도 여전히 곁에 있다. 이날 집회에는 성북구 주민에서부터 동료 교사, 시민사회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에서 함께하며 “미래세대를 위해 사학비리에 맞서 싸워야 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동구학원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힘을 모아서 동구학원 문제를 해결하자”라며 연대했다.
 

이 가운데 송민기 인디학교 교장은 추석이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단골멘트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그러나 동구학원에는 마음의 고향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 교사, 학부모가 있는 것 같다돌아오는 설 명절까지는 동구학원이 정말 정상화돼 목요일마다 이 자리에 모이지 않고 동구학원 안에서 동구학원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을 바라본다.”라고 전했다.

 

지난달 6일, ‘교장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한 단락,  “아이들은 학생을 사랑하고 학교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과 함께할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좋은 선생님을 빼앗아 가지 마세요. 동구여중을 사랑하는 학생, 학부모, 졸업생들이 동구여중 오환태 교장 선생님이 하루빨리 학교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간절히 청원합니다.”

이번 주 6일(토요일)에 마감하는 청원에는 10월 1일 오후 5시 42분 현재 3940명이 서명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69555?navigation=pet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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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8 [17:4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