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71%, ‘오후 3시 의무 하교’ 반대

김상정 | 기사입력 2018/09/27 [16:45]
뉴스
초등학생 71%, ‘오후 3시 의무 하교’ 반대
전교조 설문조사, 학생과 교사 모두 압도적 반대 의견
김상정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8/09/27 [16:4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교조 설문조사, 학생과 교사 모두 압도적 반대 의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가 내놓은 초등 3시 의무 하교()’에 대해 초등학생은 71%, 초등교사의 95%가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와 초등위원회에서 지난 911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초등학교 3~4학년 5,133명과 초등교사 4,7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다.

 

▲ "여러분은 학교에서 놀이 시간이나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늘려 3시에 학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의견 조사 결과.     © 김상정

 

초등학생 10명 중 7, 3시 의무 하교 반대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은 ‘3시 하교()’에 대해 반대의견을 보였다. “여러분은 학교에서 놀이 시간이나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늘려 3시에 하교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물음에 초등학생 응답자의 71.1%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하는 이유를 쓰는 주관식 질문에는 쉬고 싶다, 학교에 오래 있으면 피곤하다.”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학원가는 시간이 늦어진다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여러분은 어떻게 노는 걸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응답자 88.7%수업시간은 지금처럼 하고, 우리들끼리 알아서 높고 싶어요라고 답했고, “선생님의 지도 아래 놀기11.3%에 그쳤다. 초등학생들은 친구들과 하교 이후에 자유롭게 놀고 싶어하고, 수업 시간이 지금보다 늘어나서 하교시간이 늦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의견을 보였다.

 

▲ "초등 3시 하교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에 대한 초등교사들의 답변 결과, 응답자의 95.2%가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 김상정

 

교사 또한, 초등 3시 의무 하교 압도적 반대

교사들은 저출산위의 초등 3시 의무하교()’에 대한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초등교사 100명 중 95, 즉 응답자의 95.2%가 해당 정책에 대해 반대했고, 찬성은 2.2%에 그쳤다. 또한, 교사들은 해당 정책이 시행되었을 때,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학생의 정서적 피로(50.5%)’를 꼽았다. 그 뒤로 학생 안전 및 분쟁에 대한 교사의 책임 시간 증가(21.7%)’, ‘교사의 수업 준비, 상담 및 업무시간 부족(12.9%)과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침해(5.6%)’ 등을 들었다.

한편, 저출산위는 초등 3시 의무 하교정책 제안 이유 중 하나로 사교육 부담 경감맞벌이 가정 아이들의 돌봄문제 해결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설문조사에서는 저출산위의 의견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은 학원을 다니거나 방과후 수업을 하는 이유로 응답자의 85.3%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답했고, 단지 6.5%만이 집에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사교육비 경감과 관련한 문항인 “3시 의무하교를 한다면 학원 수강이 줄어들게 될까요?”라는 질문에는 10명 중 2명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10명 중 5(52.2%)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교육 문제 해결의 열쇠는?

저출산위가 초등학생들이 3시에 하교하면, 현재 사교육에 의존하는 돌봄이 줄어들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초등교사의 94.1%입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학원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현장 교사들은 저출산위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는 것. 교사들은 또한, 출산율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돌봄 시설 부족을 꼽는 비율은 1.3%에 그쳤고, 소득 불평등(27.6%) 바뀐 개인의 가치관(19.1%) 사회의 출산 및 육아정책 부재(13%) 비싼 집값(12.8%) 여성에게 불리한 직장 문화(11.6%) 일자리 부족·비정규직 양산(8.7%) 가부장적 가정 질서(4.2%) 교육, 의료 등 복지의 부실(1.6%) 순으로 답했다. 교사들은 저출산의 원인을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교조, ‘초등 3시 의무 하교정책 철회해야

 

일본의 경우,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 임금을 올리기, 노동시간을 줄이기, 아동수당 지급, 지방을 살리는 방안 등을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출산과 육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절한 수준의 소득의 사회적 보장이 필수라는 사회적 인식이 바탕이 된 것이다. 전교조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저출산위의 해법은 너무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 “초등 3시 의무하교 정책은 저출산 극복의 주요 해법과 동떨어진 황당한 발상이며, 초등학생과 교사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사회적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저출산위를 향해 이제 막 공교육에 입문하는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교육철학의 토대 없이 남발하는 정책이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교육을 교육 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는 저출산위는 지금이라도 초등학생 3시 의무 하교안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초등 3시 의무하교, 저출산위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
메인사진
[만화] 새학기는 늘 새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