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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비율 30% 이상' 대학들에 수백억 낭비 예고
수시 확대 방점이었던 고교교육 기여대학에 포함해 이상한 유도
 
최대현 기사입력  2018/09/13 [22:53]

 

'수능 강화'라는 퇴행적인 대학입학제도 개편 결정을 한 교육부가 2022학년도부터 '수능 위주 전형 비율 30% 이상'을 현실화하겠다는 방안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연계해 최대한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재설계해 2022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30% 이상인 대학에 사업 참여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라고 밝혔다. 수능을 강화하면 최고 수십억 원의 돈을 주겠다는 얘기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지난 2013년 '대입제도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이 나오면서 시행됐다. 출발 당시 명칭은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이었다. 기여대학을 선정하는 평가 기준은 대입 전형 단순화와 학교교육 중심 전형 운영,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여부 등이었다. 학교교육 중심 전형 운영 지표가 배점이 30점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수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활용한 전형 비율이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정시인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줄었다. 서울 경희대를 보면, 2014학년도 43.20%였던 정시 비율이 2019학년도에는 26.20%로 떨어졌다. 2020학년도에는 23.0%까지 줄었다.
 

물론 경희대를 포함한 주요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 전형 가운데 금수저 전형으로 비판받는 학생부 종합(학종) 전형 비율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 학생들을 더 뽑기 위한 통로로 이용했다. 2020학년도 입시계획안에서 경희대와 동국대, 서울대, 연세대, 포항공대 등은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단 한 명도 뽑지 않는다. 교육부는 이런 대학 68개를 선정해 올해 총 552억 9300만 원을 지원했다.
 

이랬던 교육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자격에 '수능 전형 30% 이상 확대'를 부여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창완 좋은교사운동 교육정책연구소장은 "똑같은 제목의 재정지원사업으로 수시를 늘렸다가 이제는 정시를 늘리는 데 사용한다고 하니 이것은 명백한 자기부정과 자가당착"이라며 "문제풀이식 수업과 점수로 줄 세우는 정시확대가 어떤 부분에서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고 있는지 밝혀야만 한다. 그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결코 고교교육 기여대학 재정지원 사업 예산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수시 확대에서 학종 전형을 늘리는 방식으로 특목고와 자사고를 확보한 대학에서 돈을 지원해 놓고 이번에는 정시 확대로 특목고와 자사고를 더 뽑는 대학에 돈이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정시와 수시 모두에 강점을 가진 특목고, 자사고의 내신 중하위원 학생들이 정시 비율이 현재와 같이 높지 않으면 수능 정시를 통해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다. 그런데 정시가 확대되면 중학생들이 고교 내신 부담 때문에 특목고 진학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줄어들어 그만큼 특목고, 자사고 진학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정책2국장은 "수능 전형을 확대해 고교교육이 혁신되는 것을 가로막는 대학에 수백억의 국고를 나눠주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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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3 [22:5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