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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바로알기] '홍쌤의 러브레터'
 
홍상희·서울 영원중 기사입력  2018/09/13 [22:33]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평화와 우정의 교실을 만들 수 있을까? 나름의 고민과 시도 끝에 글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나의 서사공유하기', '자기오픈을 통한 진정성 회복하기'라 이름 붙여 이를 통해 학교폭력의 문제를 다루어 왔습니다. 말로 하면 잔소리가 되기 쉬운 그러나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가 학급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될 교실평화와 인간존중에 관한 것들이었지요. 학교평화를 향한 담임의 서사공유를 더 완벽하게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 고민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것이 '홍쌤의 러브레터'였습니다. 말보다 글에 강한 저에게 러브레터는 비정기적으로 저의 서사를 공유하기 위한 완벽한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홍쌤의 러브레터'는 이후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주로 학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저희반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한 장씩 배부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또 빠르게 '교실평화'에 공감하며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방적으로 발송되었던 러브레터에서 더 나아가 러브레터의 답장을 받으며 아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해 나가며 조금씩 발전했지요. 학부모님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밤새 잘 쉬고 가뿐하게 학교에 왔나요?? 저는 어제…. 여러분들을 그렇게 보내고… 마음이 계속 불편했답니다. 뭐가 그리 급해서 마음이 이미  학교 밖으로 향한 아이들을 붙잡아 두고 그 긴긴 이야기를 했을까… 아직 2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는데, 아직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는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 아이들을 왜 그렇게 다그쳤을까… 후회와 미안함… 그리고 나의 조급함에 대해 생각하고 또 반성했답니다.
 

집으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기다리지 못하고 여러분을 다그친거죠. 올 한해 우리반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지 못해 2학년 생활이 외롭고 쓸쓸해 아픈 기억으로 남는 우리반 아이가 있을까봐 말입니다.
 

저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밥을 혼자 먹는 아이… 우리반에 친구가 없어 쉬는 시간마다 도망치듯 도서관에 가는 아이… 이런 아이를 그냥 두었다가… 우리반 왕따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중      략>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반이 폭력의 구조 속에 놓여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가 무언의 압력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이 폭력의 구조 속에 머물 것인지… 평화와 평등의 학급구조로 바꿀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전자의 구조 속에 머물겠다하면 우리는 그냥… 지금처럼 흘러가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삶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반면 후자의 구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노력해야하고 서로를 배려해야하고 서로에게 공을 들여야 합니다. 나하고 친하지 않은 그 어떤 친구를 위해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대로 행동하십시오. 그렇게 할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행복해질 것입니다. 우리의 사소한 말 한마디로 사려 깊은 행동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로인해 우리가 모두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두 행복하고 평화로운 안전한 학급에서 2학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배려해주십시오. 저도 그렇게 올 한해를 여러분들과 함께 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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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3 [22:3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