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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 '의식적 파악'에 대하여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 실천연구모임 기사입력  2018/09/13 [22:12]

 

대부분의 동물들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자기의식'이 없다고 합니다. 호랑이나 곰 등에게 거울을 비춰주면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고 웬 녀석인가 하고 덤벼듭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물은 자기의식 없이 본능에 따라 '그냥'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의식' 수준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머릿속의 생각을 인식하는 것은 대단한 정신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동물도 지니지 못하는 인간만의 정신기능입니다. 인간도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발달을 거쳐야 하고, 특별하게 교수-학습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고도의 정신기능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인식할 수 있는 이 고도의 정신기능을 비고츠키는 '의식적 파악'이라 불렀으며 후대의 인지심리학에서는 '초인지'라고 합니다.
 

비고츠키는 '의식적 파악' 형성을 매우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의식적 파악이 되어야 내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파악할 수 있고, 내 생각과 실제를 비교할 수 있으며, 내 생각 속의 오류와 모순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분석과 종합의 생각 활동과 비판과 성찰도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생각발달의 가장 핵심적 토대인 것입니다.
 

실제로 아직 '의식적 파악' 기능 형성이 안 된 초등 저학년의 경우 "00 아는 사람?"이라고 물으면 모르면서도 일단 손을 드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는 대답에 직면해서야 비로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의식적 파악'은 지속적인 교수-학습 과정과 생각훈련을 통해 형성되며 특히,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글쓰기 등이 중요합니다.
 

'의식적 파악' 기능의 올바른 형성은 생각의 힘과 학습의 즐거움을 키웁니다. 자신의 생각 발달을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의식적 파악' 기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이후 '개념적 사고'도 발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어떠한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내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생각하기를 멀리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비고츠키는 초중등교육 전체의 과제를 '개념적 사고' 발달에 두면서도 이 중요한 정신기능을 초등 시기의 가장 핵심적인 발달기능으로 설정했습니다. 왜냐하면 '의식적 파악'의 튼튼한 토대 위에서만 비로소 이후 풍부한 '개념적 사고' 발달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적 파악'에 대한 비고츠키 발달 경로에 입각한 초점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실천 자체에 대한 '의식적 파악'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막연하게 필요한 것들이라 생각해서 너무 많은 것들을, 너무 급하게 쏟아붓는 방식을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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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3 [22:1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