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기사쓰기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인터뷰]법외노조 취소요구하며 단식 중인 김종현 해직교사 대표
"전교조 전임한다는 이유로 해직...34명 동료와 교단으로 돌아가고파"
 
김상정 기사입력  2018/09/07 [13:54]

 

▲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위해 청와대앞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김종현 해직교사 대표   ⓒ최승훈<오늘의 교육>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곳의 지붕 색깔이 유난히 파란 빛을 발한다. 그 위에 몇 점 떠 있는 여유로운 모습의 하얀 구름도 유난스럽다. 비가 개인 뒤 모처럼만에 찾아 온 맑은 초가을 하늘조차 김종현 교사에게는 걱정거리다. 살인적인 폭염이 가셨다 하지만 청와대 앞 인도 한 켠에 차려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위한 농성장에도 9월의 햇살이 따갑기는 매한가지. ‘열흘 간 단식농성을 함께 하고 있는 동료 해직교사들이 그로 인해 탈진하지 않을까. 그러다 혹시 쓰러지지는 않을까.’ 그는 걱정이 앞선다.

 

청와대 앞 농성 80일, 해직교사 단식도 열흘넘어

 

단식농성 열흘 차인 16명의 해직교사들, 이들은 6월 18일 시작된 농성을 쉬지 않고 계속해왔던 이들이다. 전교조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조합원들을 조직하고, 정부를 향해 쉬임없이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외쳐왔던 이들이다. 청와대 앞 길 위에서의 농성이 80일을 넘어서고 있다. 아무리 목놓아 외쳐도 대답없는 청와대 앞에서 위원장의 단식에 이어 수석부위원장, 지부장들이 단식농성을 하고, 쉬지 않고 피켓시위와 집회를 이어갔다. 급기야 해고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단식농성 기간만 해도 어느새 반백일을 훌쩍 넘어섰다.

 

김교사는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군부독재 시절 사범대를 다녔고 윤리교사가 되어 고등학생들에게 철학과 정의를 가르쳤고 스스로 정의롭게 살고자 했다. 그런 그가 전교조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박근혜 정권에 의해 전교조가 법 밖으로 내몰리자 그에게는 또 하나의 호칭이 생겼다. ‘해직교사’.

 

전교조 전임을 한다는 이유로 전국에서 무려 34명의 교사가 해직됐다.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 전임자들에게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에 계속 남아있으면 해고하겠다고 겁박을 했다. 그 겁박에 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윤리교사로서 정의였고 한 인간으로서 양심이었다. 그것을 지키고자 했다. 김교사는 당시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실장직을 맡고 있었다. 정부의 겁박은 곧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해고가 된 것이다.

 

"우리 김종현 선생님, 빨리 복직해야지"

“해고는 살인이다”이라는 말을 김교사는 그간 해고된 노동자들에게서, 그리고 노동탄압에 맞서는 집회에 나가서 수없이 들었다. 처음엔 해직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그리고 정권이 바뀌면서 해고란 ‘삶 전체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교사가 교단에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두손 두발을 묶는 것이고, 교단 밖의 세상은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전교조는 법밖으로 내몰렸고 전교조 교사들은 교단 밖으로 내몰렸다. 그리고 들어선 촛불정부. 그러나 김교사는 여전히 교단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잘 울지 않는데 눈물이 나네요.”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가던 김교사는 까만 뿔테 안경을 한 손에 들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94년에 교단에 서자마자 2개월 만에 전교조 조합원이 됐고 다음 해 95년부터 지회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전교조와 함께 해왔다. 그러면서 만난 교사들, 짧게는 1년 길게는 20년 넘게 교육을 바꾸기 위해 함께 활동했던 교사들이 요즘들어 부쩍 김교사를 먼저 찾는다.

“우리 김종현 선생님, 빨리 복직해야지”

충남 각지에서 청와대 앞까지 한걸음에 달려오는 이들. 전교조 일을 계속 해왔던 지난 세월 속에서 그들과 함께 했던 감격스러운 장면들을 떠올리며 김교사는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학교에 출근하는 꿈, 현실이 되기를"

김종현 교사는 해직 이후, 같은 꿈을 반복해서 꿨다. 학교에 출근을 하고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꿈이다.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며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꿈이다.

 김교사는 법외노조가 철회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학교로 돌아가는 일이다. 꿈 속에서처럼 교단에 서서 아이들과 즐겁게 토론하고 수업하는 일이다.    

 

“34명의 해고자를 복직시킬 의지가 있는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불가 입장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노동 3권 보장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직접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

 

결국 이 날 김종현 교사가 앞장 서 전달하려 했던 의견서는 경찰에 가로막혀 청와대에 전달하지 못했다. 대통령도 직접 만나지 못했다. 농성기간 내내 타들어갔던 가슴에 답답함도 더해졌다.

 

소통과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친 김종현 교사는 다시 청와대 단식농성장으로 향했다. 매일 저녁 6시에 시작되는 수요촛불집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수업을 마친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청와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김교사는 그들과 함께 더 큰 목소리로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외칠 것이다. 이는 곧 세상을, 그리고 김교사의 삶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기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9/07 [13:54]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