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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내몰린 해고자, 청와대 가는 길 막아선 정권
교사-공무원 해고자 170인, 대통령 직접 면담 요구
 
김상정 기사입력  2018/09/05 [19:32]

34.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법외노조가 되면서 노조전임을 이유로 해직된 교사 수다. 136.  지난 정권에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비리청산을 외치다 해고된 공무원 수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사 34명의 삶, 공공기관에서 공직을 수행했던 공무원 136명의 삶은 해고된 순간, 송두리째 거리로 내몰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14개월이 지났지만, 이들은 여전히 거리에 서 있다. 15년의 긴 해직의 삶을 견뎌내고 있는 공무원 해직자 중에는 해직상태에서 정년의 나이가 된 이도 있다.

 

▲ 9월 5일 오후 3시 청와대 앞 광장에서 교사-공무원 해고자들이 대통령 직접 면담을 요구하며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상정


이들이 5, 170명의 해고 노동자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의견서를 들고 찾아 나선 곳이 청와대 앞 광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의견서를 전하고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만나기 전, 이들은 청와대를 배경으로 광장에 서서 교사-공무원 해고자 대통령 직접 면담 요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안 된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설명해라

 

지난 618일, 청와대 앞에서 시작한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위한 전교조 농성은 어느덧 80일이 됐다. 그간 전교조 위원장이 27일간 단식농성을 했고 수석부위원장과 지부장단이 13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곧바로 16명의 해직교사들이 단식농성을 이어갔고 10일차 되는 날,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저 멀리 전북 전주에서 청와대 앞까지 와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김재균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수시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약속은 소중하니까 꼭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김교사가 이날 청와대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이유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표 달라고 할 때는 약속을 해놓고 표주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헌신짝 버리듯하는 것은 대통령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법외노조를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그것도 정 안 되겠다면 왜 그런지 이유라도 설명해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 해고자 34명은 청와대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묻고 확인하고자 합니다.”라며 대통령은 해고된 34명의 교사의 삶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직접 듣고, 박근혜 정부가 물러간 지 오래인데도 교단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혀있는 현실을 타개할 방법에 대하여 터놓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면담을 요구하는 내용을 청와대에 제출할 의견서에 담았다.

   

길거리로 내몰고 나몰라라 하는 청와대, 그 길마저 막아서는 경찰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로 향하는 발걸음은 채 30걸음을 다 못 떼고 경찰에 의해 강제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청와대 앞 광장 입구부터 막았다. 청와대를 가려면 건너야 하는 작은 횡단보도조차도 건널 수 없게 촘촘히 길을 가로막았다. 경찰은 완력으로 해고자들을 막았고 막는 이유가 뭐냐는 항의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 교사와 공무원 해고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다. 그러나 채 1분도 되지 않아 경찰이 청와대 광장 입구를 봉쇄하고 나섰다. 의견서는 청와대에 전달되지 못했다. 의견서 전달을 막은 것은 지난 청와대 앞 농성 시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 김상정

 

 “왜 관광객들은 가는 길을 해고자들은 못가는 것이냐. 길거리로 내몰더니 이제 그 길조차 막아서는 것이냐. 아무런 얘기 안 하다가 갑자기 오늘 나타나서 면담요구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내가 해고됐다. 각각이 대표다. 내 삶이다. 해고된 지 954일이다. 대통령을 만나 직접 얘기하겠다는 것이다. 길을 열어라.”라고 경찰을 향해 외치는 이민숙 교사.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간 길 위에서 투쟁해 온 삶이 밑거름이 되고 마중물이 되어서 정권이 바뀐 것이다. 노동 3권 주장하다 해고당한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법개정하겠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 지금 당장 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이것이 촛불정권의 모습이다. 다시는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하다가 해고되는 공무원이 나와서는 안 된다.”라고 광장에서 목놓아 외치는 공무원노조의 한 해고노동자.

 

▲ 경찰과 대치 중, 이민숙 교사는 탈진했고 박세영 교사는 다쳤다. 119 구급차가 이들을 긴급히 병원에 이송했다.    ⓒ 김상정

 

경찰과 대치 중, 10일간 단식농성 중이던 이민숙 교사는 탈진했고 박세영 교사는 다쳐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두 교사는 119 구급차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끝내 경찰은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해고자들은 그들이 다시 교단에 설 때까지, 그리고 다시 공직을 수행하게 되는 그 순간까지 오늘도 내일도 또 내일도 외칠 것이라고 선언하고 오후 5시경 경찰과의 대치상황을 끝냈다. 해고자들은 청와대 앞 농성장으로 이동해 6시경에 열린 수요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다시 그곳에서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전교조 법외노조 즉각 취소하라! 해고자 원상복직! 노동3권 보장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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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05 [19:3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