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사설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설] 오후 3시 하교가 저출산 대책인가
 
교육희망 기사입력  2018/08/30 [23:57]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오후 3시 하교를 중심으로 하는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른바 '더 놀이학교'라는 이름으로 '학습과 휴식을 균형 배치해 여유로운 시간표를 운영하면서 저학년과 고학년이 동시에 마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맞벌이 가구 증가, 초등 입학기에 발생하는 여성의 경력단절 등을 감안할 때,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교육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아이들의 '돌봄 공백' 문제 해결, 사교육의 구조적 축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에도 2024년부터 본격 도입하겠다는 '더 놀이학교'는 교육적 목적보다는 기존의 방과후학교·돌봄교실 도입과 같은 맥락으로, 보육에 대한 책임을 이미 갖추어져 있는 교육인프라에 전가하겠다는 편의적 발상이 앞선 정책으로 보인다.

 

어린이들의 일과에서 휴식과 놀이가 학습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적정한 학습과 놀이시간, 돌봄의 최적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교육철학적 고려가 빠진 채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우려가 크다. 돌봄 기능을 학교 공간으로 들여오면서 돌봄과 교육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업무부담과 책임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다. 더구나 정책 방향과 방안까지 미리 제시하면서 진행하는 토론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력 확보를 위해 돌봄 책임을 국가가 질 것이라면, 부모들이 정서적 교감을 하면서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는 것이 먼저다. 저출산 문제가 단순히 교육과 돌봄 시스템 부족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어릴 때부터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삶이 피폐해지는 세상에서 출산과 육아는 두려움일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경쟁과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저출산 문제를 노동력 확보와 아이들의 돌봄 문제로만 접근한다면 신발을 신고 발바닥을 긁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8/30 [23:5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