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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1년 유예', 서툰 공론화로 '대못'
대통령 공약 '수능 절대평가' 어떻게 폐기됐나
 
최대현 기사입력  2018/08/30 [23:40]

 

▲ 전교조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개악으로 규정하고 국가교육회의 해체와 김상곤 장관 퇴진 등을 요구했다.     © 남영주 기자

 

'수능 상대평가 유지·정시 확대'. 길게는 1년, 짧게는 4개월 동안의 이른바 공론화를 거쳐 교육부가 지난달 17일 내놓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 방안' 핵심 내용이다. 사실상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절대평가 추진'은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이와 함께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도 '대학 자율'에 맡기면서 '폐지 검토' 공약도 더불어 폐기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3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서 대입제도 개편은 더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교육부를 통해 해당 공약을 현실화하려는 시도는 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8월 10일 발표한 '수능 개편 시안'은 영어와 한국사 과목에 한해 도입한 현행 절대평가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그 방향에서, 쟁점은 '전 과목 확대냐, 일부 과목 확대냐'였다. 

 

당시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현재 상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수능 시험이 가지는 학생들 간의 무한 경쟁 문제에 대한 공감과 우려가 있었다"면서, "학생의 성장을 위해서는 상대적 순위와 상관없이 성취기준 도달 여부를 확인하는 절대평가 체제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한 일은 시안 발표뿐이었다. 4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결정한 것은 '수능 개편 1년 유예'. 충분한 공론화와 국가교육회의 자문을 거쳐 종합적인 교육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이유였지만, 실상은 수능 절대평가 폐기 수순이었다. 

 

교육부는 4월 11일 발표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상대평가 유지 원칙, 수능 원점수제와 동등하게 제시했다. 절대평가 확대 기조가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수능의 절대평가가 교육부의 기본 입장이라는 오해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들어있지 않다."라는 말을 2~3차례 강조했다. 국정과제에서 빠진 것은 맞지만, 문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사실은 외면했다. 

 

이런 기조 속에 대입제도 개편 방안은 국가교육회의에서 국가교육회의 안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로, 다시 국가교육회의 밖 공론화위원회로 떠넘겨지면서 '학교교육 정상화와 학생 경쟁 완화'라는 방향은 흐려졌다. 

 

결국,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3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 대입제도 개편 내용이 나왔다. 상대평가 유지와 전 과목 절대평가 실시를 담은 2개의 의제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게" 1위, 2위로 나왔지만, 국가교육회의는 사실상 의제1을 선택하여 '수능 상대평가, 정시 확대'를 최종 권고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 권고를 그대로 따랐다.

 

전교조는 "대입제도 개혁의 큰 흐름을 가속화하기보다는 과거로 회귀하는 퇴행적인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라고 판단하며 교육홀대 정책과 교육주체 배제 전략에 대한 사과와 교육부 장관 퇴진, 국가교육회의 해체 등을 요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정치하는엄마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5개 단체는 "문재인 정부가 MB정부, 박근혜 정부 체제 속에서도 감히 손대지 않았던 교육개혁의 물줄기를 되돌려 세우고, 20년 전 과거로 회귀하는 결정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8일 '청와대 김수현 수석과 김상곤 교육부 장관 퇴진요구 및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지킴이 국민운동'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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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30 [23:40]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