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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교조 승소 때마다 집중 개입
청와대·행정부·사법부, '전교조 죽이기' 공모
 
최대현 기사입력  2018/08/30 [22:41]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건을 계기로 쏟아져 나온 법원행정처 문건들과 검찰의 수사 내용은 박근혜 청와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외노조'로 만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뒤, 8개월 만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감행한 것은 물론 사법권도 침해하며 법원 판결까지 사실상 통제했다. 이 같은 행위는 전교조가 항고한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을 서울고등법원(고법)이 인용해 법외노조 효력을 정지(2014년 9월 19일)시킨 이후 집중됐다. 

 

노동부와 대법원 BH뜻에 따라

 

이 결정을 뒤집기 위한 시도가 청와대에서 시작됐다. 지난 28일 검찰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설명을 종합하면 청와대가 노동부에게 재항고하도록 추진했으며, 재항고에 따른 대법원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내용도 사실상 결정했다. 

 

이는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4년 6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작성한 비망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법이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를 결정한 다음 날(9월 20일) 메모를 보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교조 관련 대처 ①즉시 항고 인용 ②헌재 결정-합헌'이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있다. 9월 22일 자 메모에는 '전교조 가처분 인용. 잘 노력해서 집행정지 취소토록 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김 전 실장의 '잘 노력해서 집행정지 취소토록 할 것'이라는 발언은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전교조 항소심 효력정지 결정 문제점 검토' 문건(2014년 9월 29일), 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2014년 10월 7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2014년 12월 3일)문건 등으로 현실화됐다.

 

청와대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제의 재항고 이유서를 건네받아 노동부에 전달했고, 노동부는 이를 그대로 대법원에 제출했다. 

 

결국, 대법원은 이듬해 6월 노동부의 재항고를 받아들여 법외노조 효력을 되살렸다. 김 전 실장의 말이 9개월 만에 현실화된 것이다. 이렇게 결정한 재판부의 주심이 고영한 전 대법관이었다. 

 

사법부도 마음대로 주물럭

 

효력정지 첫 결정(2013년 11월 13일) 이후에도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한겨레> 8월 6일 자 보도를 보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BH(청와대) 폴더에서 발견된 '전교조 사건 보고자료' 문건(2014년 1월 작성)에는 "피고(노동부)쪽 상황을 볼 때, 2회 기일 때 변론을 종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재판장 의견으로는 6~8월에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피고 의견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인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정부의 노조 자격)직권취소 결정은 법령상 근거 없이도 허용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덧붙였다. 효력정지 인용 1심 결정에 노동부가 항고(2013년 11월 21일)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이 노동부의 항고를 기각(2013년 12월 26일)하자 법원행정처가 보고 문건을 만든 것이다. 

 

법원행정처가 재판장에게 재판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서 이를 정리해 정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효력정지 인용 2심 결정 이후처럼 1심 결정 이후에도 청와대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의 목적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소송(본안)에서 노동부가 이기도록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본안 1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14년 6월 19일)은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정당하다는 것으로 결론 났다.

 

고 김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도 청와대는 본안 1심 판결을 앞두고 신경 쓴 부분이 나온다. 판결 4일 전인 6월 15일 메모에는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의 말을 받아쓴 '전교조 재판-6/19 재판 중요', '승소 시 강력한 집행', '재판 집행 철저히-YS시절 잘못 교훈 삼아'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1심 본안 판결이 중요하니, 재판 집행에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셈이다. 

 

판결 2일 전인 6월 17일 메모에는 '전교조 판결 이후 대응 방안 논의-수석, 교육부 차관 등'이라고 돼 있다. 1심 본안 판결을 예측이라도 한 듯, 교육부가 집행할 단체협약 파기, 전임자 강제 복귀 등의 법외노조 후속조치 등을 논의한 것이다. 

 

법외노조는 대통령의 뜻

 

이렇게 보면 청와대가 자신들이 감행한 법외노조 통보를 방어하기 위해 독립적이어야 할 사법권까지 마음대로 주물렀다고 볼 수 있다.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전교조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풀기 위한 국정 운영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12월 15일 서울 신촌 등에서 진행한 '사립학교법 개정 무효' 촉구 시민 선전전 자리에서 전교조에 대해 "대한민국 역사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단체이며 반미와 친북을 주입시키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서슴지 않고, 걸핏하면 연가투쟁에 교원평가도 반대하는 집단"이라며 "한 마리 해충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일 수 있고 전국적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교육을 맡길 수 없다."라고 적대적인 감정을 쏟아낸 바 있다. 그리고 8년 뒤에 전교조 죽이기를 실행한 셈이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김 전 실장이 총괄해 행정부와 사법부를 협력하도록 만들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적폐라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법 개정이나 대법원 판결 이전에라도 문재인 정부가 직권으로 법외노조 통보 행정조치를 취소해도 된다는 전교조의 주장에 다시 한번 힘이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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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30 [22:41]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