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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하는 우리가 주인공인 ‘노동인권영화제’로 오세요"
<닫힌 교문을 열며>주인공 정진영과 당시 해직교사와의 대화시간도
 
박근희 기사입력  2018/07/05 [14:58]

서울의 서대문에서 시작한 영화제가 있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배우도, 이를 쫓는 많은 카메라 세례도 없는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열리는 영화제다. 영화제를 준비하고 치르는 이들 스스로는 인기 없는영화제라 말한다. 하지만 이 영화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우리. 좀 더 정확히 말해 노동을 하는 우리.

 

  

서울노동인권영화제는 올해 6회를 맞기까지 고집스럽게 노동을 주제로 한다. 대신 노동이라는 명사가 주는 무거운혹은 불편한생각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접근할 방법으로 영화를 불러들였다. ‘왜 노동인권영화제인가라는 질문에 영화제를 여는 사단법인 노동희망은 2016년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노동을 통해 일상의 밥을 먹고, 관계를 형성하고, 내일을 준비하고, 색다른 꿈을 꾼다. 그렇지만 노동은 늘 숨겨진다. 노동 없이 돈을 많이 벌고, 그 돈을 펑펑 쓰는 것이 능력 있는 것이라 평가되는 사회에 살기 때문이다(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지고 콧물이 훌쩍인다. 아프고 힘든 노동인권의 현실을 텍스트로 설명하거나, 강력한 연설을 하지 않고도 제한된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고 초대한 손님을 통해 우리가 함께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었다.”

 

노동을 만난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모던타임즈.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모두 5편의 영화를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한다.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나는 영화는 <닫힌 교문을 열며>.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학교, 교사, 학생에 관한 영화다. 전교조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로 해직되는 교사, 차별대우를 받는 실업계 학생 등 25년 전 학교를 배경으로 여러 교육 문제를 얘기한다. 영화가 끝난 후에 있을 관객과의 대화시간에는 주인공 역을 맡았던 배우 정진영 씨와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교권상담실장(해직교사)이 자리해 영화가 만들어진 1992년과 현재 2018년의 교육 현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330분부터는 <이상한 나라의 서비스><무노조 서비스>가 관객과 만난다. 두 영화 모두 다큐멘터리이며 <이상한 나라의 서비스>는 웃음 뒤에 숨겨진 서비스 노동자의 애환을 다루며, <무노조 서비스>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짧은 유서를 남기고 생을 달리한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 최종범 씨의 얘기다. 영화 상영 후에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해, 김미례 감독은 영화를 만들며 목격한 노동권의 현실을 논한다.

 

개막식 후 상영 예정 영화는 <모던타임즈>. 희극이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이 영화는 82년 전인 1936년에 만들어진 영화다. 그럼에도 지금과 별반 다름이 없는 노동자의 현실이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이와 함께 관객과의 시간에서는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 교수와 은수미 성남시장이 함께 우리 사회에서의 노동자의 삶을 성찰해본다.

 

영화제 2일 차인 15일에는 오후 1시부터 <팍스콘>, 오후 330분에는 <아이언 크로우즈>, <클린룸 이야기>가 이어진다. <팍스콘>은 거대 기업 애플의 협력업체인 팍스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얘기며, 홍기빈 글로벌경제연구소 소장과 서종식 공인노무사의 IT시대와 4차산업혁명시대에 노동자의 인권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에 대한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는 관객과의 시간도 마련됐다.

 

<아이언 크로우즈>는 국제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방글라데시 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치타공에서 하루 2달러를 벌기 위해 전 세계에서 폐기돼 들어온 대형선박을 해체하는 위험한 작업을 하는 2만 여 명의 노동자들의 얘기를 다뤘다. <클린룸 이야기>는 삼성LCD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을 앓으며 근육조절과 발성 기능을 잃은 혜경 씨가 주인공이다. 영화를 통해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자의 안전, 인권에 대한 숙제를 함께 풀어본다.

 

영화는 모두 무료이며 goo.gl/PcD6M4에서 선착순 예약을 통해 볼 수 있다. 접수 방법은 workinghope.modoo.at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문의는 전화 070-8279-1598workinghope@naver.com로 하면 된다. 덧붙여 영화제를 여는 사단법인 노동희망은 서울 지역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및 비정규직여성예비청년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노동환경을 개선해 권익을 보호하고 노사관계의 안정화를 도모하며 서울 지역의 장단기적 노동의제를 마련하는 등 지역기반 노동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목적을 둔 비영리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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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05 [14:5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