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의제 네 개 중 ‘수능 상대평가 유지’만 세 개

최대현 | 기사입력 2018/06/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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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의제 네 개 중 ‘수능 상대평가 유지’만 세 개
수시·정시 비율도 대학 자율이 두 개... 치중된 의제 “사실상 학교교육정상화 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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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정시 비율도 대학 자율이 두 개... 치중된 의제 “사실상 학교교육정상화 물 건너갔다”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가 정한 공론화 범위에 맞춰 대입제도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원회)가 확정한 공론화 의제 네 개의 시나리오 가운데 수능 상대평가 원칙이 세 개나 포함됐다. 반면 수능 절대평가 원칙은 한 개에 그쳤다.  

 

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위주 전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 간의 비율도 대학 자율에 맡기자는 의제가 개였고, 수시 수능최저학력 기준의 활용 여부에서도 대학 자율이 세 개나 됐다.  

 

▲ 공론화위원회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대학관계자, 대입전문가 등 총35명과 1박 2일 워크숍을 통해 정한 공론화 의제 네 개의 시나리오    © 공론화위원회

 

29일 현재 공론화위원회는 확정한 의제를 바탕으로 권역별 토론회 등의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지만, 진보적인 교육단체들은 사실상 학교교육 정상화는 물 건너갔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공론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0일 확정한 공론화의제 네 개의 시나리오를 보면 수능 절대평가를 유지한다는 원칙은 의제2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세 개는 수능 상대평가 유지 원칙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였다.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간의 비율 결정을 대학 자율로 하자는 의제는 두 (의제2, 의제3)였다.

 

이런 의제를 조합한 시나리오에서 최악으로 평가 받는 것은 의제 3번이다. 수시·수능 간 비율 결정을 대학이 하도록 하고, 수능을 상대평가 유지를 원칙으로 하면서 수시 수능최저학력 기준의 활용 여부도 대학 자율에 맡기자는 내용이다. 대학과 보수적인 교육단체가 주장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다.

 

이번 의제 시나리오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대학관계자, 대입전문가 등 5개 역할 그룹에 7명씩 총 35명이 참여해 12일 워크숍을 거쳐 만들었다.

 

반면, 진보적인 교육단체가 꾸준히 주장해 온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와 수시 수능최저학력 기준 폐지, 학생부 위주 전형 강화(전교조는 학생부 종합전형 폐지, 학생부 교과전형 강화) 내용을 담은 의제 시나리오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론화 절차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교육체제수립을위한사회적교육위원회(사회적교육위원회)는 2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는 형식적 균형을 위해 기계적으로 수능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지지자를 절반씩 배치한 결과, 상대평가 지지를 보일 수밖에 없는 대학관계자들과 대입전문가들이 가세하면서, 수능 상대평가 지지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면서 결국 최종 시나리오도 상대평가 찬성 세 개와 절대평가 찬성 한 개라는 왜곡된 구도가 형성됐다. 또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네 개의 시나리오 모두가 찬성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는 아예 선택지에 배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교육위원회는 현재의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는 균형이 무너져 있다. 토론회나 숙의과정에서 수능 상대평가 찬성 입장이 절대평가 찬성 입장에 비해 과도하게 옹호될 우려가 높다.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는 아예 설명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가 긴급하게 시행돼야 한다라며 이번 대입제도 개편의 목적이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으로 겪는 고통을 완화시키는 것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공론화위원회가 28일 부산대에서 진행한 대입제도 개편 미래세대 토론회에서 전교조 관계자들이 항의성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전교조 부산지부

 

전교조는 26일 논평에서 대입제도 개편의 목적을 학교교육 정상화에 두었다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모여 기본 방안을 마련하고 대학관계자나 대입전문가들이 이를 검토하는 절차를 두는 것이 타당했다고 지적하며이후 각종 토론회와 시민참여단의 숙의 과정도 편향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보다 선발과정의 합리성, 대학의 자율성에 더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매우 불균형한 정보의 제공 속에서 판단 과정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라고 했다.

 

이런 판단 속에 전교조는 공론화 과정 불참을 결정했다. 전교조는 공론화 범위 설정 과정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공론화 의제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는 반복됐다. 교육적이고 민주적인 공론화 과정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전교조는 앞으로 공론화 과정이 개선되지 않는 한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더군다나 문재인 정부가 전교조를 노동조합으로, 그리고 협력과 동반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허술하기 짝이 없는 대입제도 공론화 과정에 들러리 서듯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공론화위원회는 의제에 대한 미래세대 토론회, 대국민 토론회, 시민참여단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83일 공론화 결과를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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