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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고통 해결보다 '이미지 정치'에 치중
문재인 정부는 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외면하나
 
최대현 기사입력  2018/06/25 [21:19]

 

"현재 정부 입장은 관련 법령의 개정을 통해서 이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지난 20일 밝힌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관련한 입장이다. 교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교원노조법) 개정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얘기다. 

 

문재인 청와대가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대법원 판결 존중" 방식에서 살짝 바꾼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정부는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국제노동기구(ILO) 문제로 연결시켰다. "이 문제가 법 개정을 통해서 해결되면 ILO 핵심협약 나머지 네 개에도 가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국회가 교원노조법 등을 개정해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을 해결하면 ILO 핵심협약 비준도 자연스럽게 된다는 뜻이다. 사실상 해결의 공을 국회로 떠넘긴 셈이다. 

 

이렇게 볼 때, 문재인 정부는 '적폐'로 확인된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을 행정처분 취소로는 하지 않고,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하고 이를 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끌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ILO 총회에 참석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 노동부 쪽에서도 이런 식의 분위기가 읽혔다고 한다. 총회에 참석한 노동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ILO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 맞춰 문재인 정부가 노동 사안에 대한 선물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을 일종의 정부 성과로 치장하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관계자는 "행정처분 취소로 이미 재합법화를 할 수 있는 사안을 정부의 성과로 만들기 위해 2019년까지 지금의 고통을 더 견디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가 공약과 국정과제에 있는 ILO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87호와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 98호 비준 추진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비준 추진 결의도 하지 않았고, 비준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도 않았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을 사용하지는 않으면서, 성과를 챙기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로 읽힌다. 

 

여기에 '노동존중사회'를 말로만 하는 문재인 정부의 행태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문 대통령은 자신이 공약한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식 파기하고, 지난 5일 국회가 개악한 '최저임금 삭감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기도 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도 이런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교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대통령 후보일 때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법외노조 통보를 규탄했다. 새로운 정부가 집권하면 우선적으로 철회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 정부 측은 협의에서 전교조에 "법외노조 철회의 당위성은 인정하나 시기는 특정할 수 없다. 2018년 중에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두 입장 모두 현실화되지 않았다. 

 

전교조는 지난 20일 청와대 규탄 기자회견에서 "노동부 장관이 법외노조 직권취소에 대해 법률검토를 거쳐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청와대가 이를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서 의사를 직접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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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5 [21:1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