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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또 하나의 국정농단' 김의겸 대변인 경질하라
 
양재철 편집실장 기사입력  2018/06/25 [21:00]

 

지난 19일 전교조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의 면담·협의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1개월, 장관 취임 후 10개월 만의 첫 만남이었다. 박근혜 정권의 최대 적폐 중 하나인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는 촛불혁명 이후 청산해야 할 적폐, 1순위였다. 하지만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 내내, 공작정치, 사법농단까지 드러나는데도 적폐 중의 적폐인 법외노조 철회는 유예돼 왔다. 

 

오랜 기다림 속의 첫 만남에서 단박에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적어도 법외노조 철회 의지는 보이고 어느 정도 계획과 일정이라도 보여줄 거라 믿었다. 노동부 장관의 '법률검토'는 그런 의미에서 어느 정도 진전된 것이었고, 언론 보도를 접한 조합원, 교사, 국민 모두 이제는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장관의 약속이 있은 지 하루도 안 되어 나온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한 마디로 정부는 법외노조를 행정적인 조치로 취소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호하고 강경한 뉘앙스로 전달되었다.

 

작년 말 청와대는 '대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올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치적 부담이 적은 시기에 '행정조치'로 법외노조를 취소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지방선거는 수구 야당의 궤멸과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청와대가 한 약속의 이행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과 기대를 하루도 안 돼서 뒤엎은 대변인의 발표에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변인 발표는 대통령과 청와대 전체의 국정철학과 방향을 담고 있을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러한 공식 발표에 잘못된 사실과 편견에 찬듯한 내용, 주무 장관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은 듯한 시점 선택은 청와대 일부 인사의 '갑질'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헌법을 유린한 국정농단으로 국민적 심판을 받아 탄핵되었고, 감옥에 갔다. 우리는 이번 장관 면담과 대변인의 발표 과정에서 또 하나의 '국정농단'을 본다. 이번 대변인의 발표가 만약 소수의 청와대 인사들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장관의 권한을 무시하고 협의 과정을 차단하고자 한 것이었다면 그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는 대변인의 발표가 나오게 된 경위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법률검토' 약속 이행에 대한 공식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청와대 대변인의 이번 발표는 협의가 진행 중임에도 주무장관의 입장을 무시하고 허수아비, '바지' 장관으로 만들어 버린 전형적인 청와대 인사들의 장관에 대한 '갑질'이다. 법률과 절차를 무시한 또 하나의 '농단'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촛불정부로서의 자격에 걸맞은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도록 해야 한다. 만약 몇몇 인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뜻이 그러하다면 명확하게 전교조 법외노조 해결 의지가 없음을 밝히고, 적폐청산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약속도 거둬야 한다. 전교조 조합원들과 적폐청산에 기대를 거는 국민에 대한 '희망고문'을 멈추고 스스로 적폐세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 

 

바라건대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면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지금 밝혀야 할 것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직권취소 결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해 온, 공작정치와 사법농단으로 피해받고 있는 전교조, KTX승무원, 쌍용자동차 등 노동조합 그리고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와 즉각적인 행정조치를 통한 원상회복 방안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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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5 [21:00]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