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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서신] 다시 광장에서
| 위 | 원 | 장 | 서 | 신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기사입력  2018/06/25 [20:54]

 

 

새벽 5시.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 여명이 밝아옵니다. 청와대 농성조 동지들은 이슬 가리개도 없이 벌써 며칠째 그야말로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쓱쓱 아려옵니다. 

 

우리는 지난 19일, 노동부 장관과의 자리에서 전교조 법외노조에 대한 행정처분 직권취소가 가능하고 또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방향에서 법률검토가 이루어지도록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장관은 전교조와의 깊은 대화를 거치면서 그렇다면 노동부의 권한으로 직권취소가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고 하니 진보적인 특정 변호사의 이름까지 거명하며 법률검토를 거쳐서 종합적인 답을 가지고 다시 자리를 마련하기로 약속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반나절이 지나지 않아서 청와대가 대변인이라는 사람의 입을 통해 직권취소 불가입장을 밝혔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이명박근혜 시절의 국정원, 청와대, 노동부, 교육부 등 관계기관이 총동원된 기획공작정치의 소산이요, 국정농단의 산물임을 온 국민이 다 압니다. 그리고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 간의 재판거래, 사법 농단의 산물임이 추가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와 관련해 김기춘의 '긴 프로세스 끝에 얻은 성과'를 도모했던 실질적인 공작 정치 주역들이 실체로 드러난 것입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동지들! 우리는 청와대 대변인의 단견과 오류로 가득한 브리핑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노동부 장관의 자율적 판단을 앞질러 봉쇄하고 노동부를 패싱하면서 행정의 고유한 권한을 짓뭉개는 청와대의 과잉정치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동부 장관을 핫바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또한, 대법 대법 하는데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하기만 하려면 행정부의 고유권한과 존재 의미는 또한 무엇이란 말입니까? 

 

전교조 법적 지위에 관한 한 정권 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대통령의 그때 그 약속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굳은 맹세도 귓가에 쟁쟁하게 머물러 있기만 합니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에도 여전히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이 '정권을 칼날 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부담스럽기만 한 것인지, 비겁하게 대법 판결 뒤로 숨지 않겠다는 그 언약은 어디로 간 것인지,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핵심 관계자들과 직접 대면하고 확인한 사실들이 우리들의 그 숱한 갈망과 투쟁에도 뜬구름처럼 허공에 맴돌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야속하고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엊그제 대변인의 입을 통해 직권취소 불가방침을 접하고 보니 억장이 무너지고 간장이 녹아내리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습니다. 

 

동지들! 우리는 6.13 지방교육자치선거에서 전교조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정치적 지지를 확인하였습니다. 온갖 탄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교조 활동가 출신들이 교육감에 대거 당선됐습니다. 지난 29년, 전교조의 참교육과 교육개혁을 향한 진득한 발걸음에 대한 신뢰의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도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가 우리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진정 정권에 칼날같은 부담스러운 존재로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단결 투쟁으로 정당한 행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정권을 진정 비겁하게 만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하여 저 새벽안개 걷어내고 대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뜨겁고도 찬란한 유월의 햇살처럼 우리는 기필코 법적 지위 회복하고 노동3권을 쟁취하는 길에 도달할 것입니다. 이것이 살아 숨 쉬는 교육을 하겠다고 다짐한 세월호 아이들과의 약속입니다. 

 

동지들! 6.30 비정규직 철폐 노동기본권 쟁취 전국노동자 대회, 7월 6일 법외노조 취소 노동 3권 쟁취 연가·조퇴 투쟁은 교육해방,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향한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투쟁한 만큼 전진합니다! 다시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투쟁!! 

 

2018.6.22.

천막 농성장에서 위원장 조창익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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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5 [20:54]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