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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교감 얼굴빛 환하게 할 책
| 새 | 책 | 소 | 개 | 박순걸, <학교 내부자들>
 
송승훈 · 경기 광동고 기사입력  2018/06/20 [02:37]

 

 

학교의 문제점을 다룬 책이라, 다 아는 이야기야 하고 지나칠 수 있겠다. 그런데 시점이 다르다. 학교 현실을 고발하는 책은 보통 학생이나 교사가 주인공인데, 이 책은 드물게도 교감이 학교 이야기를 한 책이다. 그것도 매우 성찰적인 시선이어서, 특별하다. 

 

학교에서 교감은 무척 어려운 자리이다. 결정 권한은 별로 없는데, 교장과 교사들 사이에 껴서 고생을 많이 한다. 흔히 학교에서 교감은 골치 아픈 일이 교장실까지 오지 않게 알아서 막는 역할을 하는데, 속병이 나기 쉽다. 

 

글쓴이는 '교감은 남자의 젖꼭지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가 제일 모욕적이었다고 한다. 눈에 보이기는 하는데,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초중등교육법 20조 2항에는 교감의 임무를 교무 관리라고 정해놓았는데, 많은 학교에서 교무 관리를 교무부장이 한다. 5학급 이내인 작은 학교에서는 보직교사가 교감 인사업무를 다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교감이 없어도 학교가 돌아간다는 뜻이다. 

 

박순걸 교감은 교감이 있으나 마나 한 자리이면 안 된다고 가슴 아파한다. 교감들이 교무 관리를 교무부장에게 시키지 말고 직접 하면서 제 역할을 하자고 호소한다. 그리고 교사 업무 지원보다는 교장의 낯빛을 주로 살피는 문화를 바꿀 수 있게 인사 제도를 개혁해달라고 요청한다. 

 

현재 교감에 대한 평가는 교장이 50%, 교육청이 50%이다. 이러니 교감이 교사들보다 교장과 교육청을 더 살피게 된다. 이것을 바꾸어서, 교장 30%, 교육청 30%, 교사 40%로 하자고 한다. 교장과 교육청을 합치면 60%여서 기존 체제가 유지되지만, 그래도 교사에게 40% 평가권이 있으면 그게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교사에서 교감이 될 때는 교사들에게 다면평가를 받는데, 한 번 교감이 되고 나면 그 다음에 교장이 될 때는 교사들에게 평가를 받지 않아서 문제라고 한다. 초임교장이 중임교장이 될 때도 교사 다면평가를 받지 않는다. 이것은 인사제도의 헛점인데, 글쓴이가 교감이어서 잘 알고 짚었다. 

 

좋은 교감, 교장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읽을 책이다. 강연이나 입담으로 끝나버리기에는 아깝다. 이 책에 담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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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0 [02:3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