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운영] 선물찾기

홍상희 · 서울 영원중 | 기사입력 2018/06/2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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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운영] 선물찾기
홍상희 · 서울 영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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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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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평화를 외치는 담임의 이벤트로 시작한 선물찾기가 학급 아이들의 우정교육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이들이 보여준 선한 마음 덕분이었습니다. 선물찾기의 첫 시작은 '친하게 지내라. 사이좋게 지내라.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지내라'와 같은 교실평화의 외침이었습니다. 담임의 잔소리와 꾸지람에 하나둘씩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어릴 적 했던 보물찾기를 떠올려 포스트잇에 보물을 적고 교실 곳곳에 숨겨두었습니다.

 

이때, 반드시 학급 인원수만큼의 혹은 그보다 한두 개 더 많이 보물이 숨겨져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보물을 찾고 간식을 받아야 즐거워하기 때문이지요. 또, 조건이 있습니다. '보물은 한 사람당 하나씩만 받을 수 있다. 하나 이상을 찾은 사람은 못 찾은 친구에게 나누어주어야만 한다' 였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보물을 찾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니 보물찾기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있었습니다. 많이 찾은 아이들은 서너 개씩 찾았지만 하나도 못 찾은 아이들은 계속 보물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것이었습니다. 보물을 많이 찾은 아이들은 자신과 친한 친구 위주로 나누어 줄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고립아, 왕따에게도 자신이 찾은 보물을 선뜻 주었습니다. 

 

보물이, 보물이 아니라 선물이 된 것이지요.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보물을 선물로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해에 만난 아이들은 보물을 선물로 나누었지만, 또 어떤 해의 아이들은 못 찾은 아이들이 많이 찾은 아이들에게 하나만 달라며 구걸하기도 하고 또, 많이 찾은 아이들은 그 보물이 또 하나의 힘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선생님과 고민한 끝에 보물찾기가 아닌 선물찾기를 하기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선물을 숨기고 그 선물을 찾으면 자기가 갖는 것이 아니라 찾은 선물쪽지에 한 줄 편지를 써서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친구에게 선물쪽지를 받은 아이는 그 쪽지를 담임에게 들고 와 간식으로 바꾸어 갑니다.

 

학급 구성원의 수 만큼 많은 선물을 숨겨두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물을 찾을 수 있고 성취감도 느끼게 됩니다. 또 친구에게 선물하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지요. 고립아나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도 선물을 찾는 데 대부분 적극적입니다. 찾지 못한다 해도 여러 개의 선물을 찾은 아이들이 친구가 없는 아이들에게도 선물을 나누어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물은 사탕 3개, 초콜릿 2개, 마이쭈 2개, 크림빵, 과자 1봉지 정도가 적당합니다. 간식을 준비하는 비용이 1만 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아이들이 우정을 나눌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다볼 뿐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고 웃는 일이 별로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담임이 무언가 거창한 행사를 준비하지 않고도 많은 시간을 준비하지 않고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고립아나 왕따도 쉽게 활동에 끌어들일 수 있고 혼자라는 것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라고 하면 어쩐지 아깝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아까운 마음 없이 기꺼이 선물할 수 있고 선물을 하면서 기쁜 마음, 더 많이 주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하는 선물찾기를 해마다 하면서 아이들의 선한 마음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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