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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정보공시로 국민의 알권리 충족될까
 
박세영 · 전교조 학교혁신특위 사무국장 기사입력  2018/06/20 [01:48]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은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졌다. 이 법에 의해 2008년부터 학교정보공시가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유· 초·중·고·대학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의 공개의무와 공개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학술, 정책연구를 진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보공개의 목적이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학술·정책연구 진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정보공시가 시행되던 2008년 이전에는 '과연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되지 않았고, 학술·정책연구를 위한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았던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국민의 알권리란

 

알권리가 무엇일까. '알권리'가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법제도로 정비된 것은 20세기 중반부터라고 한다. 국가나 기업의 정보독점, 왜곡·조작 가능성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기된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에 덧붙여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권리와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알권리에 포함된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초·중등정보공시 사이트)가 도입되기 전에 학교는, 위와 같은 필요성에 대해 학교홈페이지를 이용하여 공개하는 것으로 답해왔다. 학부모와 학생, 불특정 다수를 위해 학교에서 생산된 자료들을 학교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제공해 온 것이다. 학교홈페이지에 기본적인 자료들이 공개되었으며, 또하나 교육통계를 이용해서도 학교의 정보들이 공개되어왔다. 

 

편리하고 손쉬운 교육통계

 

최근 각종 문건을 만들기 위해 통계자료들이 필요하여 교육통계 사이트를 면밀히 분석해 본 결과, '연도별, 지역별, 급별, 성별' 등등의 자료들을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었다. 교육통계는 자료들을 기준에 따라 분류하기 전에 전국의 유·초·중·고·대학의 기초자료들을 수합한다. 교육통계로 만들어지기 전에 개별 학교들의 자료들이 교육통계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개발원 소속 국가교육통계센터에 축적된다는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단순한 이치다. 

 

교육통계에서는 매년 대학을 포함한 2만 1천여 개의 학교에 대한 기본정보(설립별, 남녀공학구분, 지역, 개교일, 우편번호,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홈페이지 주소)와 학년별 학급수, 학년별 학생수, 학급당 학생수, 교원수, 교원1인당 학생수, 직원수, 학생변동상황(전입, 전출), 입학 및 졸업자 수, 졸업 후 상황, 교실수, 교지면적 등을 하나의 엑셀파일로 제공해오고 있다. 

 

이미 교육통계 사이트를 통해 질좋은 자료들이 제공되고 있다는 얘기다. 학술자료로서는 매년 교육통계연감을 발간하고 있고,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은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으며, 해당 자료의 위치를 모를 경우, 상담전화를 통해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원하는 자료가 없을 때는 교육통계 사이트에 자료요청도 가능하다. 

 

학교에 불시착한 학교정보공시

 

상황이 이러한데도 학교정보공시는 도대체 왜 도입되어, 학교와 교사를 괴롭히는가. 먼저 학교정보공시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가치를 판단해보자. 학부모, 교사, 학생들을 위해, 혹은 불특정 연구자를 위해 정말 의미있고 필요한 자료인가. 학술적으로 의미있는 자료들이 공개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부연하자면, 교육통계와 학교홈페이지에서 다루지 않는 자료 중에서 학교정보공시에서만 다루는 자료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연간 보건실 이용횟수, 환경위생 관리현황, 시설안전 점검현황 등이다. 연간 보건실 이용횟수를 체크하는 것과 학생의 보건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며, 학교의 규모나 학생수 등은 지역별로, 급별로 천차만별일 터인데, 연간 보건실 이용횟수가 국민의 알권리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는 말이다. 환경위생 관리 현황의 경우도 정보공시가 이뤄지는 특정한 날짜에 미세먼지 수치를 제공하는데, 특정한 날짜의 미세먼지 수치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정작 중요한 석면 수치의 경우는 검사 미실시로 인해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등, 특정한 날짜의 환경위생현황은 '보여주기식' 행정의 극치를 이루며, 형식적인 공시에 불과하다. 시설안전 점검현황도 특정시기의 안전관리대장의 관리 유무에 대한 내용을 공시하고 있어, 행정편의적 발상에 불과하다. 

 

법률개정은 필수

 

지난 5월 말 교육부는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시행령에 대한 개정의견을 전수조사하였다. 정보공시의 항목은 법률 개정사항이나, 세부항목에 해당하는 '공시정보 범위'는 시행령 개정사항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학교정보공시의 핵심인 '학교알리미' 사이트 폐지를 위한 근거가 마련된다. 또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폐지에 따라 법률개정은 필수적인 사항이 되었다. 전교조 학교혁신특위에서도 신동근 의원실과 함께 법률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법률개정을 통해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업무인 학교정보공시는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학교홈페이지와 교육통계로도 국민의 알권리와 학술진흥을 위한 정보공시는 충분했다. 이러한 불필요한 업무들이 하나씩 줄어들 때, 교사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정-수업-평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깊어져 학교가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이끄는 곳,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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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0 [01:4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