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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 교수학습모형의 허와 실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기사입력  2018/05/29 [01:50]

 

교사로 살아가는데 요즘처럼 힘들 때도 없어 보입니다. 참 다양한 교수학습모형들이 각자 '내가 정답이다'라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 중에는 다양한 모형의 전문가도 있을 것이고 선호하는 모형을 열심히 적용하는 선생님도 있을 겁니다. 비고츠키를 접한 분들의 많은 질문 중 하나가 '비고츠키의 교수학습모형은 무엇인가요?'입니다. 요즘 네오비고츠키자들의 글이 소개되면서 '활동이론'을 통해 정형화된 교수학습모형이 제출되고 있긴 하지만, 활동이론이 비고츠키 이론을 올곧게 계승하고 있는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고츠키는 특정한 교수학습모형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고츠키는 교수학습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교수와 학습의 관계를 정립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제출용 지도안을 '교수와 학습을 분리하여 기술하라'는 교장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교수와 학습을 통일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대세입니다. 환경과 유전의 합금처럼 교수와 학습 역시 합금의 관계라는 것을 비고츠키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둘의 선차성을 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그 관계가 깨지는 소위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는 것이지요. 소위 학생주도, 교사주도라는 말 자체가 의미 없는 논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학생 중심'이라는 용어는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합니다.
 

선생님들에게 소개되는 학습모형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구성주의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구성하고 해결해 나간다'는 구성주의는 소위 일제식 수업의 폐해를 극복하는 차원에서는 참신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교사가 적극적으로 수업에 개입하여 학생들을 안내하고 이끄는 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교수학습을 통일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발달단계를 고려했을 때 스스로 진개념에 도달하라는 것은 '학생 중심'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소위 '아나공(아나~ 공 여기 있다)' 수업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신화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교사로서 특정 교수학습모형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문가라고 하는 것이 정형화된 수업의 기술에만 착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형화된 교수학습모형에 집중하는 것이 자칫 교수학습의 역동성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길에 선 교사들로서 교수학습의 철학적 배경과 원칙을 비고츠키와 함께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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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9 [01:50]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