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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흐름 못 따라가는 '교과서'안 통일교육
 
김형배 · 전교조 통일위원회 사무국장 기사입력  2018/05/29 [01:45]

 

 

학교에서 통일교육이 갖는 위상과 비중은 학교 밖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크지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 진행해야 되는 10여 개 범 교과교육 주제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5월이 되면 통일교육 실적으로 보고하라는 공문도 내려오고 그에 따라 관리자도 물어보니 다른 주제들에 비해서는 관심을 더 받는 편이긴 하다. 또한, 통일교육지원법에 근거하여 교육부 역시 각 학교에서 연간 일정시간(교과 4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6시간)이상 통일교육을 실시토록 하고 있으니 다른 주제들에 비해 여건도 나은 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내용이다.
 

교과에서는 도덕과에서 주로 통일교육이 진행된다. 도덕과 교육과정의 1/10 정도의 분량으로 편성되어 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중학생들이 3년 동안 도덕 교과에서 배우는 통일 교육 관련 시수는 6~8시간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그 중 상당 부분은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고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더 확대되었다. 내용도 북한 인권에 더욱 집중되었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인 단원이다 보니, 잃어버린 10년 동안 통일교육의 내용 역시 보수적으로 변한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교육과정 적용에 수년이 걸리다 보니, 민족의 봄은 다가왔건만 통일교육에는 이제야 겨울바람이 들이닥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매우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TV 속에서는 남과 북 두 정상이 악수하고 포옹하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논의하고 있지만, 교과서 속에서는 북을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가까운 시일 내에 문화, 예술, 스포츠, 교육,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각계각층에서 남북교류를 진행하고 그 감동적인 장면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게 될 테지만 교과서 속에서는 '북한을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한 수령중심의 일당독재체제이고 집단주의 국가로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통제되는 반 인권적 국가'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정보력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부족하다. 북한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이 언제 어디에서 결혼했는지, 자녀는 몇 명이고 이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런 현실에서 다분히 정치적 의도 위에 서술된 몇 페이지는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편협한 시각만 심어주는 것이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
 

▲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만을 서술하고 있는 교과서 내용.    

 

학교에서 진행되는 몇 시간 되지 않는 통일교육이, 다가올 통일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하고 도움이 될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은 찬반 토론수업의 주제가 될 수 없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민족사적 사명인 것이다.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개개인의 행복이 구현될 미래의 시공간이다. 아이들은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과 그것을 일구어내는 방법도 배워야 하고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을 통해 만들어질 미래 한반도에서의 자신의 모습도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북한 사회를 이해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북한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모습을 여러 가지 경로로 직면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통일은 교과서 밖에서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북한지역으로의 수학여행, 북한 청소년들과의 문화·예술·스포츠 교류, DMZ 생태탐방, 이산가족 상봉 봉사활동, 남북단일팀 응원단, 개성공단 생산품 애용 캠페인 등 교과서가 아직 담지 못한 장면들을 학생들이 상상해보거나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통일을 직면토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남이 곧 통일이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전교조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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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9 [01:4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