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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 '패싱'과 개혁 전략의 부재
개혁철학·핵심정책 부재로 무사안일… 국가교육회의 쇄신부터
 
이현 ·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5/15 [12:12]

 

 

한국의 교육은 입시중심 교육과 관료지배 교육이라는 오래된 적폐 위에 신자유주의 공세가 더해지고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는 한국사 국정화,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 등 퇴행적인 정책까지 겹쳐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촛불항쟁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누적되어온 교육적폐를 청산하고 과감한 교육개혁을 추진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였다.
 

교육문제는 사회구성원들의 이해와 직결되어 있고, 자신들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특정한 견해를 형성하고, 자녀의 미래라는 강력한 사적 욕망의 필터를 통해 판단하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교육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장은 합리적 의사소통 공간이 되기 힘들다. 경험을 통해 형성된 강력한 통념과 사적 욕망의 필터가 작동하면서 소모적이고 대립적인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민주적 절차와 더불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핵심 정책으로 부각된 것은 관료가 주도하는 교육부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교육문제의 특성상 강력한 개혁 추진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자문기구로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하고 2단계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는 점진적 방안을 마련하였다. 교육개혁에 힘을 싣기 위해 대통령이 국가교육회의 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확언했음에도, 슬그머니 민간인 의장으로 바뀌었으며, 기구의 구성도 계속 지연되어 작년 말이 되어서야 완료되었다. 또한 기존의 교육부 관료들이 국가교육회의의 골격을 짜면서 국가교육회의는 교육개혁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인적-물적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출범하였다. 또한 청와대의 교육수석 자리를 없애고, 교육비서관에도 교육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을 앉힘으로써 교육을 홀대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였다.
 
교육개혁 전략의 부재와 정치적 접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의 의미와 전망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구성들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 출범 1년이 되었지만,  교육개혁의 철학이 무엇인지, 핵심 정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수능 절대평가가 대통령의 공약임에도 반대 여론이 일어나자 1년 유예하였다. 교장공모제 확대도 일부 보수 단체가 반발하자 정부가 입법 예고한 방안에서 후퇴하였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는 계속 미적대고 있다. 유아 방과후 영어교육도 역시 유예를 선택하였다. 2018년 교육부 업무보고에서도 주요 공약과 국정과제가 대폭 빠지거나 후퇴하였다. 대학체제 개편, 특권학교 폐지, 혁신학교 성과 확산, 초중학교 평가 개선, 학급당 학생수 감축, 교과서 자유발행제 등의 내용이 누락되었다.
 

이제 교육은 정권의 지지 여론 유지에 부담이 되는 영역으로 전락한 느낌까지 풍기고 있다. 총체적인 교육개혁 전략은 부재하고, 개별 사안들에 대해서는 갈등 회피를 위한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갈등이 표출되는 문제에 관한 결정은 모두 여론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극성과 책임 회피로 교육관료들이 여전히 교육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교육개혁 세력을 결집시키고, 교육현장의 주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기보다는 낡은 관료들과 이른바 중립적 전문가들을 중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개혁주체를 세우는 것보다 기존의 관료들과 전문가들에게 의탁하는 것이 훨씬 손쉽고 사회적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년 교육부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가 한계 상황에 도달한 한국교육의 적폐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책임 회피와 무사안일로 일관하였다. 우선 6.13 지방 선거 이후 국가교육회의를 쇄신해야 한다. 인적 쇄신과 기구 개편을 통해 국가교육회의를 교육개혁 추진의 중심으로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 8월에는 교육개혁의 총체적 방향과 원칙을 밝히면서 단기적인 2022 대입제도 개편방안과 더불어 중장기적인 대입제도의 개편 전망을 제출해야 한다. 수직적인 관료문화에 억눌려 있는 학교 현장에 혁신과 협력의 기운을 높이기 위해 교장자격증제 폐지, 학교자치 법제화, 교원평가-성과급 폐지, 교원의 노동3권과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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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15 [12:1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