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거리에서… '별이 된 304명과의 동행'

박근희 | 기사입력 2018/04/19 [00:07]
특집기획
세월호
교실에서… 거리에서… '별이 된 304명과의 동행'
세월호참사 4주기 6일간 기록
박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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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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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4주기 6일간 기록

 

2014년 4월 16일. 많은 이가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세월호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진실을 알고자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찾아온 네 번째 봄. 사람들은 여전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하며 세월호참사의 진실 규명을 외치고 있다. 학교에서, 거리에서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원하는 이들의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의 기록을 여기에 담아본다.

 

참교육은 아이들의 꿈·소망·염원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세월호참사 4주기를 맞아 집중 실천 활동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참교육은 세월호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며 소망이며 절절한 염원이다.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서서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교육과 세상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곧은 주체로 성장시키는 새로운 교육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주체적인 어른으로 자랄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을 성공시켜 달라. 그래서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지금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올곧은 주체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 304분의 마지막 꿈이자 유일한 바람인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의 꿈을 함께 이뤄나가자". 11일 전교조 집중실천활동 선포에 함께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교육'을 호소했다.

 

추모는 슬픔이 아닌 행동

여의도에서 광화문 세월호광장까지 약 8㎞를 행진한 참가자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다. 한 발짝 내디디며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을 외쳤고 다시 한 발짝 내디디며 '청소년 투표로 세상을 바꾸자'고 소리쳤다. 14일 청소년과 교사들이 함께한 도보행진. '추모는 슬픔의 명사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동사라고 생각한다'는 조영선 전교조 학생인권국장의 말처럼 14일 도보행진에 참가한 이들은 빗속을 걸으며 행동했다.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 할 때

청소년과 교사가 함께한 도보행진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출발에 앞서 퍼포먼스를 벌였다. 길게 늘어선 줄 위에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4.16 잊지 않을게요', '청소년 참정권 반드시 필요합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적어 노란리본을 달았다. 경기 부천 산학교에서 온 중학교 2학년 김충일 학생은 "사실 그동안 슬프기만 했는데 이제는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 유영민 객원기자


청소년, 세월호를 말하다

광화문 세월호광장에 세워진 기억나무. 노란 비옷을 입은 아이들이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준비한 기억나무로 몰려들었다. 손에 든 '나에게 세월호는 무엇인지'를 써내려간 카드를 달기 위해서다. 빗속에도 아랑곳없이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담은 카드를 기억나무에 매달았다. 비를 맞고 자라 열매를 맺은 나무처럼 어느새 주렁주렁 카드로 가득해진 기억나무. 지나가는 이들은 발길을 멈추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나무를 지켜봤다.

 

나는 살인방조자였다

14일 밤 열린 다짐문화제의 무대 위로 오른 김성묵 씨. 마이크를 잡은 김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첫마디를 내뱉었다. "사람들은 학생들을 구해낸 저를 의인이라 하지만 그날 저는 수많은 생명을 등지고 탈출한 살인방조자일 뿐입니다". 순간 1만 5천여 명이 모인 광장은 정적이 감돌았다. 그렇게 고백하듯 써온 글을 읽어 내려간 김 씨는 세월호참사를 외면하고 약으로 버틴 세월을 되돌아보며 "함께여야 울부짖음이 아닌 울림이 되고 그 울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울먹였다.

 

세월호는 반성이다

세월호참사 4주기를 맞아 각 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이 이뤄졌다. 고사리 손으로 접은 나비모양의 종이가 쌓여 노란리본이 됐고 이제 갓 한글을 뗀 것 같은 아이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언니 오빠, 엄마 아빠 보고 싶지. 응원할게', '세월호는 반성이다. 왜냐하면 이 반성을 통해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밤하늘엔 별이 내 마음엔 당신이 있습니다'라는. 교문 앞 계단에도 노란 리본이 걸렸고 교실에도 세월호참사에 대한 생각을 적은 폼아트 캘리그라피 작품이 가득했다.

 

기억을 따라 걷다

안산 고잔역을 출발한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졌다. 16일, 고잔역에서 416기억교실과 단원고를 거쳐 화랑유원지로 이어진 도보행진 행렬이었다. 국화 한 송이와 '기억하겠습니다' 피켓을 손에 든 참가자들은 엄숙히 발걸음을 옮겨 4년 전 아이들이 다녔던 단원고 앞에 헌화했다. 국화를 든 손에는 다시 노란색 바람개비가 쥐어졌다. 다시 이어진 행진. 영결식이 치러지는 화랑유원지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호수가 보이는 동산에 바람개비를 꽂았다. 지지대를 찾은 바람개비는 따스한 봄바람에 맞춰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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