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고츠키] 협력의 기쁨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 기사입력 2018/04/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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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 협력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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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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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부터 산학협력, 협력업체(하청업체)까지 협력을 수식어로 한 낱말들이 넘쳐납니다. 서점에도 <이기적 유전자>와 '경쟁'이 종말을 고한 자리를 <협력의 진화>, <협력하는 종>, <협력하는 괴짜>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협력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가히 협력의 시대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협력은 MOU나 약정서 체결로 단박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주체들 간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일종의 문화입니다. 협력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힘을 합하여 돕는 것을 말합니다. 협동이 문제해결을 위한 기능적 분업을 강조하는 데 비해 협력은 구성원들 간의 동등한 상호 참여를 강조합니다. 따라서 구성원 모두가 전체 과정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기여할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협력은 인간 발달에 필수적인 것이며 발달과정에서 성취되는 고등정신기능입니다. 사회 안의 무수한 타인들과의 만남과 관계의 역사 속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 자체가 저절로 주체로 하여금 생각이 다른 타자들과 소통하려는 마음과 의지를 갖게 하거나 협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협력의 경험과 실천이 필요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혼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누군가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읍니다. 그리고 그 도중에 벌어지는 갈등과 충돌을 몸소 헤쳐나가며 '협력'이라는 기능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참여 주체는 더불어 함께 자라는 성장의 기쁨을 조금씩 알게 되고, 이것이 미래의 협력을 이끕니다.

 

교실은 학생들이 협력을 배울 수 있는 참 좋은 공간입니다. 노란 고무줄과 끈, 종이컵 몇 개만 갖고도 공동체 탑쌓기 놀이를 하며 환호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잡아당기는 힘에 얼추 맞게 자기의 힘을 조절해가며 어울림을 배웁니다. 서로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쏟아내며 전략을 짜기도 합니다. 그 몰입의 순간에 학생들은 혼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할 협력의 기쁨을 맛봅니다. 그러나 입시경쟁과 상대평가에 짓눌린 교실에서 학생들은 협력 대신 각자도생을 선택합니다. 입시와 내신은 눈앞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입니다. 이러한 교육 의제의 중심은 아이들의 발달교육과 협력문화 창출로 모아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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