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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절대평가' 적용 앞두고, 정시 확대… '의뭉스런' 교육부
 
최대현 기사입력  2018/04/06 [19:36]

 

대학입학(대입) 제도를 둘러싸고 혼란이 일고 있다. 혼란의 진원지는 다른 곳이 아닌 교육부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지난달 말 서울의 일부 대학과 유선과 면담 등으로 접촉해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인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박 차관이 접촉한 대학은 2019학년도 수시와 정시 선발인원에서 정시 비율이 10~20%인 곳이다. 교육부가 이들 대학을 특정해 접촉한 셈이다. 

 

교육부는 "대입정책포럼 등을 통해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해 보니, 급격한 정시 수능전형 비율 축소로 다양한 상황의 수험생들의 응시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많아, 시급히 이를 정시 수능전형 비율이 낮은 대학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상 수능 점수로 결정되는 정시 모집 인원 확대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검토하는 기조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시 확대는 수능 강화로 연결이 되는 데, 수능 영향력에 제동을 거는 수능 절대평가와는 모순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당초 검토했던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폐기하는 것이냐는 교육계의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해 8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에서 일부 과목 절대평가하는 1인과 전 과목 절대평가하는 2안을 제안했으나, 1년 유예한 바 있다. 절대평가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1년 유예 기간 동안 대학 등의 반발로 절대평가 확대에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다.

 

당시 교육부는 "고교 교육 정상화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반영한 종합적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입정책을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전형개편방향을 함께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았다"고 했다. 

 

박 차관이 특정 대학과 접촉한 비슷한 시기, 교육부가 올해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하나로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를 권고한 것과도 배치된다. 수시에서도 수능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생의 부담 완화를 위해 2014년부터 축소·완화·폐지를 유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수능 개편 브리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수능 최조학력기준 폐지"를 언급한 바 있다. 

 

박 차관이 특정 대학과 접촉한 시점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고등교육법상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 계획을 이달 말까지 발표해야 한다. 대학들이 사실상 방침을 정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시행 계획에 변경을 요하는 권고를 한 것은 스스로 대입전형 예고제를 어겼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이에 대해 4일자 논평에서 "교육부의 행보는 교육문제 해결에 있어 교육적 원칙과 소신보다는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고, 민주적 공론화보다는 소수 관료를 중심으로 하는 밀실행정의 관행을 선호하는 구태가 여전하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교육부는 어려운 문제일수록 원칙을 지키고 철저한 공론화의 과정으로 풀어나가려는 태도를 갖추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이후 대입 개편 시안을 마련한 뒤,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숙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최종 확정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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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6 [19:36]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