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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민호와의 약속 지키고 싶습니다"
| 인 | 터 | 뷰 | 현장실습 중 사고로 사망한 이민호 학생 아버지 ... 제대로 된 진상 규명·재발 방지 대책 요구
 
김상정 기사입력  2018/04/06 [19:27]

 

▲ 이민호 학생의 부모님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제주에 있는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에서 현장실습 중 사고로 사망한 고 이민호 학생의 아버지는 아직도 눈만 뜨면 아들 얼굴이 떠오르고 기계에 깔리는 장면이 생각나 속이 타들어간다며 말문을 열었다. 바라는 것은 오직 아들 죽음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인데 어느 누구도 나서서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않자 아버지는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제주 라마다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수막을 들고 대통령 앞에서 한 말은 "제발 도와주세요". 대통령은 "그러겠다"고 말했다. 약 30초간의 짧은 순간이었다. 이민호 아버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 지금 가족들의 일상은 어떤가

민호는 말 잘 듣고 착한 애였습니다. 말썽 일으키지 않고 항상 자기 일을 남한테 미루지 않았고, 엄마 아빠한테도 웃음도 많이 주고 엄마 아빠사이가 좋지 않으면 중간에 다리 역할도 잘하고 그렇게 잘 컸습니다. 민호가 둘째이고 위에 형이 있습니다. 큰 애는 엄마 아빠가 민호 때문에 힘들어 하니까 자기 자신이라도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내색을 잘 안합니다. 지금 애엄마나 저나 해를 못 봅니니다. 애를 먼저 보내고 집 밖에 나가서 해를 보는 일 자체가 힘겹습니다.

 

- 사고 이후, 해결되고 있는 상황이 있나

3월 20일 공장을 방문했는데 사고 난 기계의 잦은 고장에 대한 원인분석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안전점검조차 안한 상황에서 공장 재가동이 승인되어 생수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제이크리에이션 회사관계자하고 노동청하고 공직자들끼리만 모여앉아서 공장을 가동시켰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당신들한테 얘기할 의무는 없다'고 답합니다. 공장관계자가 아닌 제 3자인 설계전문가를 모셔다 뭐가 잘못됐는지, 왜 고장이 났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한 다음 공장을 가동시켰어야 합니다. 담당자에게 5년 동안 단 한번만이라도 안전 진단 방문을 받았더라면 이런 사고가 났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담당자는 "그래서 외양간이라도 튼튼하게 고치겠다"라고 했지만 고친 게 없습니다. 현장 실습하는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표준협약서도 작성했지만 지금은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공무원들은 요리조리 핑계대기 바쁩니다. 규정대로 했다는 말 뿐입니다. 그런데 규정대로 한 것도 없습니다. 속이 타들어갑니다. 그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가장 화가 나고 괴롭습니다. 

 

- 문 대통령에게 꼭 하고픈 말은?

대통령님, 학생들을 보호한다고 정부가 만든 표준협약서를 공무원들이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행태를 벌이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우리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고에 대해 지금 누가 책임지고 있습니까? 또 앞으로는 누가 책임질 것입니까? 우리 같은 사람은 이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라고 진상규명은 커녕 재발방지대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저는 진짜 열심히 살았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애들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올바르게 살라고 교육시켰습니다. 민호에게 약속한 게 있습니다. 아빠가 끝까지 싸워서 다 이뤄놓겠다고 말입니다. 민호하고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대통령님이 그런 나라가 되도록 역할을 해주십시오. 

 

- 다시 한 번,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그냥 민호 얼굴 보고 싶고 목소리 듣고 싶은 생각 밖에 없습니다. 눈 뜨면 애 얼굴만 떠오르고 기계에 깔리는 장면이 자꾸 눈에 아른 아른거려서 힘듭니다. 그렇게 애를 보내고 두 번 다시 이런 사고 없게끔 하려고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남의 일이라고 상처주는 말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는 학생들을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장실습한다고 간 우리 아이는 위험한 공장에서 방치된 채 고통 속에서 죽어갔습니다. 민호와 같은 죽음은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저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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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6 [19:2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