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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벗어나 괴물이 된 NEIS
7천 개 넘는 메뉴, 탁상행정의 산물
 
박세영 · 전교조 학교혁신특별위원회사무국장 기사입력  2018/03/21 [17:17]

 

 © 일러스트 · 정평한

 

"초등돌봄 탭에 아이들의 귀가시간, 급식 먹은 것까지 입력하라고요? 그러다 애들 다치면 누가 책임지나요?"

 

"보건 탭에 건강검진 기관, 날짜 입력하는 것이 학생건강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정서행동특성검사는 취지는 좋은데, 진행 방법에 문제가 많아요. 검사는 온라인으로 하고, 결과는 왜 우편으로 발송하는지 모르겠어요."

 

NEIS로 인한 교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002년 도입 당시에 교무, 학사, 보건에 불과했던 NEIS는 자체 증식을 거듭하여 어느새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괴물이 되었다. 어느 의원실의 국정감사 결과를 빌리면, NEIS 메뉴는 7천 개가 넘는다고 한다. 교육의 선후, 앞뒤, 좌우가 바뀌었다. 시스템이 교육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이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교육활동이 통제받고 있다.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효율성과 편리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잡무만 넘쳐나고 있다. 

 

학교정보공시

학교정보공시는 국민의 알권리와 학술 및 정책연구를 진흥하기 위해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기초하여 2008년부터 시행되었다. 일 년에 네 차례 항목별로 담당자를 정해서 공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공시항목을 볼 수 있도록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는 '학교알리미(초·중등 정보공시 서비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알리미' 사이트를 운영하는 KERIS의 경우, 법률 위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 법률 제5조 2항에는 '교육감 및 교육부장관은 제1항 제4호 및 제1호의 자료를 공개할 경우 개별 학교의 명칭은 제공하지 아니하며…'로 되어 있는데, 학교알리미 사이트는 49개의 항목에 대해 학교별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 항목도 문제가 많다. '학교폭력', '교원능력개발평가', '학생 체력증진 사항', '학교평가지표 및 평가종합의견' 등의 경우는 정보를 공시하기에 부적합한 항목들이다. 제도가 폐지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항목도 마찬가지이다. 

 

PAPS(학생건강체력평가)

학생의 건강을 증진하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의 체력장 대신에 PAPS가 도입되었는데, 고가의 장비와 함께 도입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2009년 도입 당시, 4년간 소요예산은 총 825억 원에 달한다. 2011년 감사원은 체지방측정기에 의한 비만도 평가 방식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며, 이로 인해 비만 예방정책을 혼란스럽게 하고, 통계자료의 왜곡을 가져왔으며, 막대한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었다고 지적한다. 

 

보건

학교폭력의 대안으로 도입된 '정서·행동특성검사' 제도는, 정신건강검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시방법에 있어 문제가 많다. 초등의 경우는 응답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중등의 경우 낙인 효과, 학습 효과 등으로 응답을 왜곡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건강검진 이원화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다. 일반인 건강검진은 보건복지부가, 학생들의 건강검사는 교육부가 담당하고 있어 국민 한 사람의 전 생애에 대한 건강정책이 단절되고 일관성이 없으며,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다. 

 

초등돌봄

기존의 수기장부를 대체하고자, NEIS에 돌봄 관련 입력을 강제하고 있다. 2017년에 자율로 실시되었던 초등돌봄 항목은 2018년도부터 전면 실시된다. 7개의 메뉴와 수많은 하위항목들로 구성되어 있고, 출결여부, 급간식 내용, 퇴실시각, 귀가 동반자 등을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담당교사가 학부모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 순간에도 아이들에게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상담

상담시수를 교원 성과급 기준 지표로 활용하면서 NEIS에 상담시수 입력을 강제하고 있다. 상담일자와 상담주제를 선택하여 입력하는데, 단순한 상담횟수의 집적이 상담의 질을 보장해주지 않을 뿐더러, 상담시수를 성과급 지표로 넣는다는 발상부터가 문제다. 

 

이처럼 NEIS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음에도 교육부 담당자들은 현장교사들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하고 행정편의적인 탁상공론을 일삼고 있다. 학교정보공시의 경우, 학교에서 생산된 많은 정보들을 표준화, 일원화하여 공개하기 위해 학교정보공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PAPS의 경우는 문제점을 개선하기도 전에 초등 1~2학년 도입을 위해 전국 4개의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돌봄 탭의 경우는 불합리한 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시도교육감에게 위임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고, 보건의 경우는 건강검진 일원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지만, 보건복지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핑퐁게임을 하려하고 있다. 

 

기존의 교육통계가 있음에도 학교별로 각종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학교정보공시는 관련 법률 폐지를 통해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 학생들의 체력증진과 건강향상을 위해서는 PAPS 측정과 기록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이원화된 건강정책이 통합되어야 한다. 모든 검사는 입학 전에 실시하여 수업결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건기록은 검진기관과 검진날짜 등의 단순정보를 입력하고, 키와 몸무게 정보를 PAPS에서 끌어오는 것이 전부이므로 폐지해도 무방하다.

 

초등돌봄을 기존과 같이 수기장부로 기록하도록 하고, 지금 당장 초등돌봄 탭을 삭제해야 한다. NEIS에 상담시수를 입력하도록 강제하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부모와 소통하고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각종 불필요한 업무의 경감이 필요하다. 

 

컴퓨터 앞에 붙들린 교사들을 이제, 아이들에게로 돌려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이끌 수 있도록, 교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업무는 정상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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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1 [17:1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