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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성 역할' 고정관념 여전한 교과서
인권위, 초등 1~2년 교과서 15종 분석
 
최대현 기사입력  2018/03/21 [17:13]

 

 

급식 조리원은 '~아주머니', 의사는 '선생님'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적용되는 초등학교 2학년 통합교과 교과서 '가을' 권에는 이렇게 명시된 표현이 나온다. 미용사나 소방관, 경찰관, 쌀집 또는 꽃집을 운영하는 사람에도 '~아저씨', '~아주머니' 라는 호칭을 썼다. 반면 의사에게는 '선생님' 호칭을 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초등학교 1~2학년 국어와 사회, 통합교과, 안전한 생활 교과서 등 15종을 대상으로 인권 내용 포함 여부와 용어, 삽화, 표현, 활동 등에서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차별을 둔 내용이 19건이나 됐다. 

 

교과서를 분석한 연구팀은 "해당 직업을 지칭하는 일상적인 표현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도 이를 교과서에 서술하는 경우 학생들이 어떤 직업은 존경받고 어떤 직업은 아닌 것으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호칭을 삭제해 해당 직업만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 수 있는 내용도 여전했다. 정장을 입고 직장생활을 하거나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쇼핑을 하는 사람으로 표현됐다. '소비하는 여성, 생산하는 남성' 이미지를 조장할 수 있다. 여성이 집안일을 전담하는 모습으로 그린 경우도 많았다. 

 

장애인과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주변적이고 소극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문제도 있었다. 통합교과 교과서 1학년 '가을'권에 실린 삽화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인 친구가 주변의 도움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통합교과 교과서 2학년 '봄'권에 실린 삽화를 보면 한국인으로 보이는 학생이 태권도를 하는데 다문화 가정 학생이 부러운 듯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또 같은 교과서에서 탐구활동이 진행되는 교실 모습이 그려졌는데 노란색깔의 머리를 한 한 아이는 한 발 떨어져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연구팀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해 시혜적 차원의 접근을 지양하고, 권리적 관점에서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에 해당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예전 교과서보다 인권적 관점과 내용이 반영됐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안전한 생활 교과서 2학년 43쪽에는 '우리 어린이 모두가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입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인간존엄성 가치에 대한 인식 교육으로 인권친화적 관점이 반영됐다"고 연구팀은 봤다. 

 

같은 교과서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놀이를 삽화로 제시했는데, 장남감 칼을 가지고 놀고 있는 아이에게 한 아이가 안 된다고 알려주는 그림에는 동그라미를 했고, 인형이나 장남감을 던지면서 노는 그림과 비눗방울을 친구 얼굴에 뿌리는 그림에는 금지 표시를 했다. 연구팀은 "학교폭력, 인권침해 문제를 학습자 수준에 맞는 상황으로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국가인권위는 "학교폭력의 상황이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 이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회적 대처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인권문제 해결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나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는 교과서 개발 시 준수해야 할 인권친화적 기준과 유의사항 등을 담은 집필가이드를 다시 제시하고 교육부가 충분히 따르도록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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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1 [17:1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