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사적 발달 노선과 '미투' 운동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 기사입력 2018/03/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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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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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츠키는 인간발달이 '자연적 발달 노선'과 '문화역사적 발달 노선'의 엮임과 짜임으로 전개된다고 본다. '자연적 발달 노선'은 생물학적 발달 과정(진화)을 의미하고 '문화역사적 발달 노선'은 한 사회의 문화적 발달 과정(역사)을 의미한다. 

 

비고츠키는 집단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 두 가지 발달 과정(계통발생)이 한 개인의 성장 과정(개체발생)에서 서로 엮이고 짜이면서 발달을 이룬다고 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유전이냐/환경이냐'는 식의 분리되고 선택적인 관점을 극복하도록 한다. 또한 인간발달의 공통의 토대, 원천을 밝히는 동시에 그 엮임과 짜임이 사람들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개인의 다양한 발달과정을 함께 이해하도록 한다.

 

그런데, 자연적 발달(진화)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반면, 문화역사적 발달(역사)은 각 사회마다 다르며 지금도 변화되는 과정이다. 이전의 역사는 현재의 인간 발달을 규정하며 현재의 역사는 후속 세대의 발달을 규정한다. 

 

또한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발달에도 생생한 모습으로 엮이고 짜여 들어간다. 특히 커다란 사회적 변화와 진보는 인간발달을 크게 고무시킨다. 이를 두고 비고츠키는 '변혁의 과정은 사회 전체 사람들의 발달을 고양시킨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점에서 '인지자동화', '촛불 혁명' 등 최근의 사회적, 문화적 변화들은 생생한 교육적, 발달적 의미(물론 동시에 위험 및 한계도)를 지닌다.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미투 운동은 정치적 민주화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광범한 위계 문화, 남성 중심 문화를 밑바닥에서부터 흔들고 있다. 

 

그를 통해 정치적 제도보다 변화시키기 더 힘들었던 완고한 위계와 억압의 문화를 재구성해 나가는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고 있다. 미투 운동은 '위계 타파 및 모든 인간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과정이며 사회적 관계와 상호작용 방식을 보다 동등하게 변화시켜 나가고자 하는 운동으로 그 교육적, 발달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앞선 사람의 적절한 협력과 도움으로 새로운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는 비고츠키 '근접발달영역' 개념은 개개인의 발달만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도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의 올바른 선도적 실천은 많은 사람들을 일깨우고 사회 전체의 문화역사를 진보시킨다. 지금 현재 미투 운동은 피해자들의 희생적 실천 속에서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집단적 '근접발달영역'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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