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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봉사자가 돼선 안된다'
교사의 정치기본권 왜 보장돼야 하는가
 
김동국 · 전교조 부위원장 기사입력  2018/03/21 [16:43]

 

박근혜 탄핵을 이끌어 낸 촛불 혁명의 감동과 이후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교사의 정치적 자유, 즉 정치기본권은 여전히 넘어서는 안 되는 금기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현행 헌법의 정치적 기본권 제한과 관련해서는 헌법 조항 어디에도 명시적인 근거가 없다. 헌법 제7조 제2항과 제31조 제4항에서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정치적 중립성'은 교사들의 폭넓은 정치적 기본권 제한의 근거로 작용되었고 지금까지의 입법과 판례의 일관된 태도였다. 다시 말해, 헌법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면서 하위 법률에서는 제한하고 시행령에서 더욱 제한하는 이중, 삼중의 억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들은, 국가공무원법을 통한 정치적 의사 표현 금지, 정당법ㆍ정치자금법을 통한 정당 가입과 정치자금 후원 금지, 공직선거법을 통한 정치적 중립 의무 강요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기본권 제한 과정에서 보편적 법리 판단의 근거인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포괄위임금지원칙' 등은 교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고, 이에 대하여 국가는 명확한 답을 해야만 한다.

 

교사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봉사해야 할 공직자로서 자신의 과업에 충실해야 하지만, 한 시민의 자격으로는 마땅히 기본권의 주체가 된다. 즉 이른바 '이중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교사, 공무원은 자신이 맡은 근무와 관련해서는 공적 과업의 수임자로서 법령에 따라서 불편부당하고 공정하게 행해야 하겠으나 근무 외 시간과 공간에서는 일반시민으로서의 권리 행사가 원칙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공무원을 정치적 홍보도구로 악용했던 이승만 정권에 대한 반성이 담긴 것으로, 국민 전체의 봉사자인 공무원은 특정 정당, 특히 집권 여당의 봉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교사, 공무원에게 정치적 기본권을 배제한 결과는 결국 국민 전체의 봉사자가 아니라 집권 정치 세력의 봉사자로의 전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원인을 교사,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 제한에서 찾는 것이 무리한 억측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의 사례는 어떠할까. 미국의 오바마는 대통령 후보 시절 미국 최대 교원노조인 전미교육연합회(NEA)와 연합하였고, NEA는 오바마에게 선거운동 자금으로 5,000만 달러(약 600억 원)를 제공했다고 한다. 소수 정당에 1만 원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수백 명이 기소당하는 우리의 모습과는 참으로 다른 풍경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낯선 풍경이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상식이라는 점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는 교사의 정치적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당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또는 징계를 받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심지어 덴마크나 스위스 교사들은 교사직을 유지하면서 선거에 출마하여 국회와 지방의회 의원직을 수행할 수 있다. 캐나다 교원노조 단체협약에서는 교사들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휴가조항을 보장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 활동을 하다가 공무원으로 복귀할 수 있고, 국회의원 재직 기간은 공무원 경력에 포함된다. 독일의 경우 국회와 지방의회 의원들의 직업군에서 법조계 다음으로 교사들의 숫자가 많다는 것은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에 주지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개헌안 제출을 통한 개헌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교사의 정치기본권과 관련해서 기존의 '정치적 중립 보장'을 '직무 수행에 있어서 중립을 추구한다'로 하여 직무 이외의 영역에서 정치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헌 자문안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개헌안 통과와는 별개로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면이 있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개헌국면에서 진정한 촛불 정신의 실현은 기본권 강화의 개헌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 귀결점은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에 있으며 이것이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강요와 배제의 역사를 단절하는 시대정신의 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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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1 [16:4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