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교사에게] 학생인격 존중이 '열쇠'

이상우 · 경기 남수원초 | 기사입력 2018/03/06 [18:55]
참교육실천
[새내기 교사에게] 학생인격 존중이 '열쇠'
[새내기 교사에게 들려주는 학급운영 노하우] 긍정적·부정적 경험 기록 남겨두면 도움
이상우 · 경기 남수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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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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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교사에게 들려주는 학급운영 노하우] 긍정적·부정적 경험 기록 남겨두면 도움

 

 © 일러스트 · 정평한

 

3월을 맞는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만나기 전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제가 주변에 알아본 바로는 먼저 애들에게 친절하게 대할지, 아니면 3월부터 꽉 잡고 시작할지 고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 가지 걱정을 한다고 합니다. 첫째, 만의 하나 우리 반 학급이 붕괴되면 어떻게 하나 둘째, 교사 앞에서 대놓고 반항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할까 셋째, 아무리 교사가 도우려고 해도 안 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선택의 고민은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의 태도에 대한 선택의 문제이고, 뒤에서 언급한 세 가지 걱정은 교사가 학생들을 대할 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고민과 걱정은 학급운영과 관련이 매우 깊습니다. 친절하게 대하면 아이들이 교사를 만만하게 보고 학급이 무질서하게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무섭게만 대하면 아이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이루기 어렵고 학급의 질서는 잡을 수 있겠지만 도리어 학생들의 반발심에 서로 관계가 나빠지고 학급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모순된 상황입니다. 

 

이 때 정답은 없어도 어느 정도 해답은 있습니다.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하며 소중히 여기고, 문제 행동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수정하며, 긍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모둠활동을 하다가 한 아이가 "씨X"이라고 욕설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아이를 혼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당황해서 그냥 넘어갈까요? 둘 다 답이 아닙니다. 해결 방향은 비록 욕을 했지만 부드럽게 "고운 말을 쓰자(권장행동)"고 얘기합니다. 아이의 인격은 존중하고 따로 불러서 우선 아이 얘기를 들어주고 속상한 아이의 마음에 공감합니다. 아이 마음이 풀리고 아이가 선생님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될 때 당황스럽고 놀란 선생님의 마음도 아이에게 표현합니다. 이렇게 하고 나서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할지 함께 해결책을 찾아볼 수도 있고, 비슷한 상황을 역할극으로 재현하고 바꿔서 해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효과적인 예방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수없이 교사가 연습할 때 가능합니다. 물론 가장 먼저 교사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자신을 공감하고, 믿을 만한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되는 상황을 털어놓고 공감을 받고 나서야 어느 정도 아이들을 대할 힘이 생깁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개별적인 지도 상황 이전에 3월 초에 학급운영시스템을 미리 체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원하는 반과 원하지 않는 반의 모습에 대해 포스트잇에 써서 칠판에 붙이기, 그것을 유목화해서 분류하기, 이것을 바탕으로 우리 반에서 지켜야 할 것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민주적으로 규칙을 만들고, 혹시 빠진 것은 교사가 제안하고 아이들이 논의하고 수정한 뒤 동의를 받아서 아이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게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어서 아이들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관계가 나빠질 때 관계를 도울 수 있는 또래 상담 도우미를 뽑아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또래 상담 도우미 희망자를 받아서 담임교사가 훈련시키거나 혹은 위클래스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야겠지요. 

 

요즘에는 현직 교사가 쓴 학급운영에 대한 효과적인 책들이 많이 출판되어 있고 블로그, 교사 카페, 페이스북과 단톡방등 SNS가 발달되어 있어서 선생님들이 쉽게 좋은 자료를 보고 선생님께서 관심가는 것을 선택하여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문제행동(반항 혹은 무기력 포함)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책들을 많이 접하고, SNS를 통해서 위로와 공감도 받으시고 베테랑 선생님들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이를 보다 깊게 이해하면 아이에게 연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의 문제행동이 금방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여유를 갖게 됩니다. 학교 내의 동료 선생님들도 새내기 선생님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물어보세요.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들으면 어느 정도 접근 방향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도난 사건이 발생한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 찾아보면, 도난사건은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금품을 가급적 학교에 가져 오지 않기, 분실한 학생은 위로하고 교사로서 찾아주려는 노력, 확실하지 않으므로 도난의 관점이 아니라 분실로 관점으로 접근하고, 교사는 경찰이 아니므로 섣불리 범인을 잡으려다 서로 의심하고 억울한 사람을 범인으로 모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은 새내기 교사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수업을 준비해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실수와 실패는 배움의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경험과 더불어 부정적인 경험도 조금씩 기록으로 남겨두시면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교사들에게 첫 해는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새내기 선생님들의 멋진 1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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