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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정성평가? 여전히 문제는 교육부다
 
김경엽 기사입력  2018/02/20 [14:33]

교육부는 직업계고 학생의 현장실습 관련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개선 방안을 내왔다. 하지만 지난 해 1월 전주, 8월 부산, 11월 제주에서 발생한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여전히 비교육적 현장실습이 바뀌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번에도 학습 중심 현장실습을 앞세워 현장실습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고 겨울 방학 기간에 한해 취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사업체에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어 온 조기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은 전면 폐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자세히 보면 선언적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 특성화고를 졸업한 복성현씨는 특성화고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후배들이 현장실습으로 언제까지 죽어가야 하느냐"며 눈물을 보였다.     ©남영주

 

교육부의 공언과 달리 추진하는 정책은 직업계고 재정 차등지원 평가방식을 그동안 몇 명을 취업시켰는지 보는 양적 관점에서 양질의 취업처를 보는 질적 평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교육부는 교육적 관점에서 현장실습을 운영하지 않았다. 이번에 교육부가 내놓은 개선책으로서의 정성적 평가 역시 직업계고가 기업에 노동자를 공급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를 주지 못한다.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의 책임 주체는 형식적으로는 교육부, 교육청이 아니라 학교장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이다. 그러나 정부의 고용 정책 등 학교 외적 요인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한 것이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의 현실이다. 특히, 2009년 이명박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치 이후 안전한 교육을 위해 교육시민단체들이 요구했던 최소한의 규제가 해제되면서 직업계고는 철저하게 훈련(취업)기관으로 바뀌었다. , 자율의 탈을 쓴 학교는 현장실습 운영을 교육 활동이 아닌 인력 공급 제도로 변질시켰다.

 

이후 몇 년 사이 직업계고 학생들의 사망과 부상이 잇따르자 교육부는 현장실습 과정에서 열악한 노동으로 내몰린 현장실습생을 보호하는 조치로 이들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이전에 발표한 교육부 개선안들은 현장실습을 교육과정으로서보다는 노동력 제공으로 바라보는 비정상적 인식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 해결을 기대할 수 없었다. 직업계고의 현장실습은 학생, 학교, 지역, 산업 구조의 특성에 접목하여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이 전망을 가지고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가 직업계고의 현장실습을 문서상으로는 교육과정이라면서 실제로는 값싼 노동력 제공요구에 복무하고 있는 한 노동도 아닌 교육도 아닌현장실습 문제 해결의 전망이 없다.

 

현장실습은 추상적 지식이 구체적인 경험을 거치고 지적 성찰 과정을 거쳐 다시 심화된 보편적 지식과 기술로 남는 학습 과정으로서 교육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학습 과정의 하나로 이루어져야 할 현장실습이 단순 취업을 위한 인턴쉽 과정 또는, 학습이 아닌 취업률 높이는 수단으로 전락되어 온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교육부의 현장실습 개선안은 여전히 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적응 훈련 기간 받아야 할 교육과 인턴쉽 과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가  지난해 서울 평화시장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47년 전 전태일 열사가 섰던 평화시장에서 권리 선언에 나선 이들은     ©강성란

 

 

현장실습이 제대로 된 교육이 되려면 현장실습을 통한 실무 경험이 이후 학교 교육과정을 통한 지적 성찰로 이어져야 한다. 교육부의 안은 졸업 전 약 3개월의 현장실습을 하는 정도의 기간 단축에 불과하여, 기존 노동력 제공으로 변질된 현장실습과의 본질적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도 예외 규정을 폭넓게 열어두고 있어 3만여 명의 학생들에게 교육부의 개선안은 기존 현장실습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읽힌다.

 

이참에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직업계고 교육과정 정상화 방안을 낼 것을 제안한다. 직업계고가 단편적 기술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보편적 직업인으로 성장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졸업 시점까지 계속되는 취업 중심의 현장 실습이 아닌 학생이 보편적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직업계고 교육과정 정상화방안을 내는 것이 공교육의 책무 아니겠는가. 

 

김경엽 전교조 경기지부 직업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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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0 [14:3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