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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 새로운 교육에 대한 희망
<현장>참실대회 열기로 가득했던 원광대학교의 2박 3일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8/01/12 [04:03]

포항 지진 피해를 입은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듯해 기대가 됩니다.”

피곤하게 왔는데 지난 해 만났던 얼굴들을 다시 보니 좋았어요.”

 

관심은 하나, 학생을 어떻게 만날까?

17회 전국참교육실천대회(참실대회)에 참가한 교사들은 대회 기간 내내 원광대 곳곳에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비폭력대화 분과 교사들은 둥글게 모여 앉아 교실에서 할 수 있는 비폭력대화를 함께 배웠다.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공동체 놀이와 학급 약속 정하기를 3일간 진행하는 학교 사례를 소개한 팽현주 경기 선행초 교사는 처음 아이들과 느낌 나누기를 할 때는 스물 세 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27분이나 걸렸지만 학년을 마칠 때에는 10분으로 줄었다면서 아이들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비폭력대화 분과 교사들이 말랑한 귤을 주고 받으며 학생들과 직접 할 수 있는 자기 소개, 마음 읽어주기를 하고 있다     © 강성란 기자

 

실전의 시간. 그는 긴장이 풀린 팽현주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작은 귤 하나를 옆자리에 앉은 교사에게 던졌다. 공을 받은 교사는 팽현주 선생님 긴장이 풀렸나요?”라는 말로 팽현주 교사의 감정을 읽어준 뒤 저는 편안해진 정소희입니다자신을 소개했다. 교실에서는 말랑한 공을 사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하나, 공을 던질 때와 말을 할 때에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쳐야한다는 것이다. 아침열기로 이 활동을 진행하면 등교하며 속상한 친구들은 그 마음을 공감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학기 초 친구의 이름 외우기로 활용 가능하다.

 

참가자들은 자리 바꾸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설득하는지 감정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질문을 이어갔다.

 

학교폭력과 평화교육 분과에서는 국어교육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효진 경기 부용고 교사는 교육 소설인 <이선생의 학교폭력평정기> 등의 학생들의 일상과 맞닿은 텍스트로 국어 수업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시로 표현해 화해와 갈등을 해결하는 등 수업으로 학급 문화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 학교폭력과 평화교육 분과에서는 국어교육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 강성란 기자

실제 <파리대왕>을 함께 읽고 소설 속 피기를 예로 들어 실제 우리 교실에도 특정 학생을 희생양 삼아 놀리는 경우는 없는지를 물으면 아이들은 학급 상황을 글에 녹여낸다. 센척 하는 학생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친구의 센 척이 불편할 뿐 그 학생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학급 구성원들의 마음이 누군가의 글로 공론화 되는 순간 센 척하는 학생은 더 이상 센 척으로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되는 것.

 

장효진 교사는 사명감을 가진 교사가 무너지고 지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프레임으로 교육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 위해 마음 연 교사들 

제가 들고 있는 이 카드를 보며 떠오른 것은 참실대회입니다.”

도서관분과에서는 도서관 보드게임 사례 나누기가 한창이었다. 발표를 진행한 이덕주 서울 송곡여고 교사는 이야기꾼이 되어 손에 뽑아든 카드에 대해 설명했다. 6명씩 둘러앉은 모둠 교사들은 손에 든 카드 가운데 참실대회 이미지가 연상되는 하나를 뽑아 책상 위에 내려두었다.

▲ 보드게임을 배우며 즐거워하는 도서관분과 교사들     © 강성란 기자

이야기꾼이 이 카드를 섞어 그림이 보이게 펼쳐두면 게임 참가자들은 이야기꾼의 카드가 무엇인지 맞춰야한다.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참가자들은 왜 자신이 가진 카드의 이미지가 참실대회를 떠올리게 했는지를 설명해야한다. 카드는 <딕싯>이라는 보드 게임의 이미지 카드를 활용한다.

 

양파를 사람으로 형상화 한 이 그림을 고른 건 참실대회가 까도까도 매력 돋는 양파와 비슷하기 때문”, “열쇠구멍은 하나인데 3개의 열쇠가 있는 이 그림을 선택한 것은 하나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책을 낼 수 있는 것이 참실대회의 힘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게임 참가자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덕주 교사는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학생들은 경청을 배운다고 전했다. 그는 학기 초 모둠별 상담을 진행할 때 <딕싯> 게임 카드를 활용하게 되면 학생 개개인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어를 어머니등 가정과 관련한 이야기로 정하면 아이들은 자기의 어머니, 가족의 분위기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덕주 교사든 제가 생각하는 독서교육의 목적은 간접 경험을 통해 이웃의 삶에 공감하고 소통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보드게임으로 아이들과 놀다보면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회전수는 어떻게 측정하나요?”

마음속으로 세면됩니다.”

진지한 손놀림으로 피젯 스피너를 만들던 과학교육 분과 교사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더 오래 돌아가면 이겨요’, ‘시간 재면 됩니다대답도 나왔다.

▲ 피젯스피너의 균형을 맞추는 교사들     © 강성란 기자

양호근 경북 길안중 교사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피젯 스피너를 학생들과 함께 만든 사례를 공개하며 원심력과 구심력, 마찰력과 관성의 원리 수업과 접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과학분과 참가 교사들은 베어링을 가운데 두고 120도 간격을 맞춰 전산볼트용 너트, 자전거 휠라이트 등을 배치한 뒤 순간접착제로 베어링에 붙이는 작업을 하며 진땀을 뺐다.  

 

화려한 색감을 위해 끝 쪽에 길게 LED 바를 연결한 교사들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에 걸려 돌다가 멈추는 피젯 스피너를 보며 디자인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훈 충남 온양고 교사는 휠 라이트가 평평하지 않고 입체적이라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다. 각도도 살짝 어긋나 회전에 방해를 받고. 아이들과 만들 때는 스티로폼 등으로 위에서 눌러주면 좋겠다면서도 한참 뒤 삐뚤빼뚤 완벽한 균형 맞추기는 안됐지만 완성!” 만세를 부르며 돌아가는 피젯 스피너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 교실을 가득 채운 초등교육과정분과 교사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양호근 교사는 순간 접착제 사용이 싫다면 케이블 타이를 활용하면 접착제를 쓰지 않고도 만들 수 있다고 활용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 교육정책과 학교 변화에 관심 높아

참실대회 둘째 날엔 2015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등 교육정책 전반과 학교학의 가능성, 학교텃밭, 교사의 교육권, 학교급식, 학교 내 페미니즘 등 제도, 조선학교, 세월호 진상규명,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 역사 100년 전쟁 등 세상과 학교가 만나는 주제토론마당을 진행했다. 

▲ 문재인 정부 교육부문 국정과제 진행 현황과 전교조의 입장 분과에서 열띤 토론을 나누는 교사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매너가 동네를 만드는 것이여~”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N포 세대 총각, 한 부모 가족, 세월호 유가족 등이 살고 있는 안산의 한 연립주택에 아픈 아들을 데리고 시골에서 이사 온 할아버지가 입주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공연을 원광대 소강당에 올렸다.

 

공연에 앞서 작품을 연출한 김태현 씨는 우리 작품의 장르는 코미디라면서 걸핏하면 웃어 줄 것을 주문했고 강당을 채운 관객들은 신나는 웃음으로 답했다.

하지만 받는 돈이 10억이래. 퇴사해도 살만하지”,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 지난 세월 자신들에게 쏟아진 비난을 대사로 연기하는 엄마들을 향해서 차마 박수를 치지 못했다.

▲ 416 가족극단의 공연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를  관람한 뒤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공연을 마친 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는 출연한 엄마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었다. 공연 의상인 단원고 교복을 입는 것이 힘들지만 엄마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동수 엄마 김도현 씨, 랩을 좋아하는 아들을 생각하며 극 중 랩을 읊는다는 영만 엄마 이미경 씨는 극에서 랩을 할 때는 랩을 좋아하던 아들을 생각하는데 힘들고 슬프다. 엄마들이 대사하기 쉽지 않은 내용도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관객들은 편안하게 보면서 세월호를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대 정문 앞에서 518을 겪고 그 지옥에서 헤어나는데 젊은 시간을 다 보냈다는 수인 엄마 김명임 씨는 세월호 이후 여기가 살아있는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연을 관람하는 시간 온전히 마음을 내어준 여러분들, 자기 일도 아닌데 함께해준 여러분들이 우리에게는 살아가야할 충분한 이유가 되어준다.”는 말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뮤지컬 배우였던 딸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예진 엄마 박유신 씨는 마음 담아 손 내미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벽을 쌓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손 내미는 할아버지 역할을 하면서 마음을 열어준 사람들의 진심을 알게 됐고 여러분들이 더 할 수 없이 값진 이웃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연 당일 오전에도 택시 안에서 언제까지……로 시작되는 비난을 들었다는 동혁 엄마 김성실 씨는 세월호 유가족이 직업이 될까봐 두렵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두렵고 아프고 원하지 않는 삶이다. 국가 범죄 앞에서 유가족이 다 됐다고 하면 끝난 것인지 묻고 싶다. 지켜본 사람 모두 함께 더 분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질문으로 발언을 마쳤다.

▲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홍보실장의 기획강연 황국소국민에서 유신의 어린이로 역시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황국 소국민에서 유신의 어린이로, 역사 100년 전쟁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홍보실장은 군대 사열 같던 애국조회, 국민교육헌장과 국기에 대한 맹세, 철학이나 사회 윤리가 아닌 국민윤리, 학도호국단, 호국정신, 교련 등 광복 이후 일제는 떠났지만 우리 윗 세대 전체를 파시스트로 만들고 떠났다면서 일제 잔재의 제대로 된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제말기 국민학교 교육을 통해 군국주의와 식민지 교육을 받았던 이들이 1970년대 사회의 중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박정희의 정책이 의외로 국민들에게 거부감 없이 자리잡게 됐다고 내다봤다.

 

▲ 학교텃밭을 넘어 교육농으로 주제토론 마당에 참여한 교사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김민석 전교조 교권상담실장은 현행법상 교사의 교육권을 살펴본 뒤 교원지위법에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반대로 교육활동의 개념조차 정리의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상적 교권침해에 대해 학교장이 판단하게 하면서 사실상 학교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라면서 법적 권리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회 환경은 더욱 열악해져 국가권력, 행정권력에 교육을 상품으로 보는 신자유주의, 학습권 절대주의, 교원평가 등으로 교사의 기본적 인권은 물론 권위마저 부정당하는 상황에서 교사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참실대회 참가자들은 마지막 날인 11일 오전까지 소속된 분과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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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2 [04:0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