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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중1 교과서] 성차별 요소 여전
가부장적 성 역할, 직업에 따른 남녀차별 등 편향된 국가수준학교 성교육 표준안 폐지해야
 
주윤아 · 호평중·전국여성위원회 기사입력  2017/12/12 [16:35]

 

전교조 여성위원회 소속 중등 성평등 연구 소모임에서 2018년 중학교 1학년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성차별 요소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목이나 단원별 특성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어, 사회, 과학, 영어, 기술가정, 수학, 정보, 도덕 교과 8종에서 성차별 요소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우선 교과서에 전통적인 가부장제에 따른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들 간식을 챙기는 사람을 어머니로, 유모차를 끌고 가는 사람을 여성으로 표현하였으며(국어), 맞벌이 엄마는 퇴근 후 집에 가서 음식을 하고, 아빠는 '엄마를 ~항상 도와주려고 한다.'로 표현해 여성에게 가사 노동의 책임을 지웠다(사회). 

 

운전과 축구는 남자가, 응원은 여자가 하고 있으며 가족의 대화 중 엄마는 가사 노동과 관련된 말을 하는데 비해 'Dad, Please do something about it.'에서 나타나듯 아빠는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언급되고 있다(영어). 특히 기술·가정 교과서가 가장 심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녀가 갈등할 때만 등장해 평화로운 중재자의 역할을 한다. 반면 어머니는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며 자녀와 갈등하고 아버지의 중재로 이내 사과하는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또한 맞벌이 여성에게만 '가정 일에 치우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란 질문을 던지거나, 아이를 떼놓고 출근하는 모습을 부각시켰다. 

 

 

과도한 외모평가 

 

두 번째, 본문의 맥락과 상관없이 성별화를 남발하고, 외모를 과도하게 평가한다는 점이다.   

 

'힘세고 멋진 아빠, 예쁜 엄마'처럼 성별화된 외모 평가를 하거나 과학자를 남성으로 설정해 성과를 남기는 긍정적 이미지로, 여행객은 여성으로 설정하여 모기 때문에 불편해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삽화로 표현하고 있다(국어). 

 

영어 교과서의 경우, 남학생은 active, not shy, strong으로 표현하고, 여학생은 go shopping으로 표현한다. 기술·가정 교과서에서는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으며 '여성의 옷차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라는 질문을 해 여성의 옷차림을 성범죄의 원인인 양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또 성폭력 발생 시 대처요령으로 '씻지 말고 증거를 채취하라'면서 여성의 샤워하는 뒷모습 삽화를 불필요하게 사용하였다. 

 

세 번째, 직업(활동)에 있어 남녀 차별이 심각하다. 남성의 직업은 국가원수, 정치가, 기업가, 경찰, 전문가, 명사 등의 분야에 여성은 문과나 예술계 교수, 연예인, 간호사 등 조력자, 소비자, 돌봄 노동자 등으로 제한적이거나 고정된 경우가 많았다. 사회 교과서에 등장하는 포크레인· 중장비 기사 등 생산 활동 역할은 모두 남성이고,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도 모두 남성이다. 영어 교과서에 과학·수학교사, 경찰 등은 남성으로, 영어교사나 발레강사는 여성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방송국에 cameraman, field producer, park manager, staff 등은 모두 남성이고 여성은 reporter 단 한 명이다.

 

남성작품 비중 높아

 

네 번째, 교과서에 실린 작품의 저자나 주인공도 남성이 많고, 소개 순서도 남성이 늘 앞서 있다. 시각적 보조 자료(사진, 삽화, 이미지 등)에 등장하는 빈도 역시 남성이 훨씬 더 많다.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품 중 이름이 밝혀진 저자는 남성이 18명, 여성이 5명으로 여성의 비율이 낮다. 과학 교과서는 제인구달을 제외한 그림이나 사진 속 과학자는 모두 남성이고, 수학 교과서에 실린 10여 명의 수학자와 정보 교과서에 소개된 이공 계열과 컴퓨터과학자 모두 남성이다.

 

도덕은 1권의 첫 대단원(. 자신과의 관계)을 대상으로 8종 출판사를 공통으로 분석했는데, 모든 자료에서 30~50% 정도 남성의 등장 비율이 높았고 특히 모델링이 되는 대상에 있어서는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꿈을 설계하는 단원에서는 주로 남성을 모델로 제시하고, 관계 지향적이고 돌봄 위주의 역할들에는 주로 여성을 등장시킴으로써 고정화된 성역할의 모습들이 드러났다.

 

이상적 도덕적 모델을 제시함에 있어서 남녀의 비율 격차(33:10)가 매우 크고 자료로 활용된 영화 및 문학작품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이 남성이거나 남성 작가의 작품 위주로 실려 있으며 주인공 또한 남성이 대부분이므로 자아를 성장시키고 진로와 삶에 대한 고민이 남성의 전유물인 것처럼 보여진다.

 

중학교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교과서는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과 자아정체성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므로 바람직한 교과서 제작에 대한 대책 마련은 매우 시급하다. 

 

먼저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교재인 국가수준학교성교육 표준안을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용 성평등 교육 매뉴얼을 제작하고 전문적 강사인력풀을 구축하여 신규교사는 물론 경력교사들의 정기적 성평등 연수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 교과서 집필진에 남녀 성비를 균형 있게 맞추고(특히 기술·가정교과의 편중 개선), 집필 내용 이외 삽화·디자인·사진 등의 편집 실무단계에도 성차별 요소를 검수하는 절차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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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12 [16:3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