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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래요?] 보건 교사가 꼭 해야 하나요?
 
김종림 · 전교조 보건위원장 기사입력  2017/11/14 [14:49]

 

22년 전 초임시절에 근무한 초등학교는 학기 초 주번교사를 지정하였다. 교사들 중에서 보건교사를 제외한 8명의 주번교사 명단을 보고 나는 어찌 나만 빼놓았냐고 물었다. 그때 는 나도 교사로서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반면, 보건교사 업무에 서로 공감하고 지지받지 못해서 느끼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 첫 번째가 학교 시설관련 환경위생업무이다. 

 

지난 9월 대구시교육청은 ㄱ 보건교사에게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학교장이 ㄱ 교사에게 시설관련 환경위생업무를 배정했다. ㄱ 교사는 이것이 학교보건법이 정하는 보건교사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업무 조정을 요청했지만 학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ㄱ 교사는 업무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징계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인사위원회는 이 교사의 고충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시설관련 환경위생 업무 즉 저수조관리, 정수기관리, 공기질 관리, 방역 등에 관해 문제의식 없이 보건교사의 업무라는 결론을 낸 것에 해당 교사는 절망감을 느꼈다고 하였다. 해당 업무를 보건교사가 아닌 다른 교사들이 맡아본 경험이 있었더라면 이게 왜 교사가 해야 할 업무냐며 문제제기를 함께 해주었을 것이다. 

 

[학교보건법 시행령 23조 보건교사의 직무]는 1990년에 처음 만들어져 26년이 지나도록 사회적 변화에 맞춰 개정되지 않은 적폐이다. 2007년 상위법인 학교보건법이 개정되어 보건교사의 역할이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시행령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발생하는 일이다. 

 

우리 학교는 특수학교이고 학생들의 거친 행동과 몸을 부축하다보면 선생님들의 팔목과 허리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다른 학교보다 파스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 손목, 허리 보호대가 필요하신 분 신청바랍니다. 보건실에서 공급해 드리겠습니다.'라는 쿨 메신저가 돌았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새로 온 관리자가 교직원들의 고충을 살피고자 예방 차원에서 돌린 내용이었다. 그러나 의료적 처치는 반드시 딱 필요한 만큼만 해야 한다. 손목, 발목을 보호대로 감싸고 일상생활을 하면 본인이 갖고 있는 근력이 소실되어 약하게 된다.  

 

건강증진습관은 본인의 의지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보건교육과 건강한 환경이 갖추어져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가정과 사회, 학교에서 건강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과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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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4 [14:4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