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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활동 전방위 탄압 속속 확인
전교조 법외노조 만든 박근혜 청와대
 
최대현 기사입력  2017/11/14 [14:31]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벌이는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도 집요하게 탄압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 등 당시 정부는 이런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기록관에서 열람하고서 최근 공개한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문건에는 이런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 문건은 '2015년 3월~2016년 10월' 기간의 내용을 담고 있다. 

 

4.16교과서 관련 3차례나 언급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015년 3월 23일,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무수석, 민정수석, 교문수석에게 전교조가 제작한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4.16교과서)에 대해 잘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 날은 전교조가 경기 안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교과서를 헌정한 다음 날이었다. 

 

이 문건에서 이 전 실장은 4.16교과서를 '세월호 사고 직후 나온 미확인 소문이나 다이빙 벨 등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된 근거 없는 의혹이 그대로 담겨있는 전교조가 제작한 교재'라고 제 멋대로 판단했다. 

 

그러고서 "최근(3.22) 전교조가 소위 '4.16교과서'를 제작해 교재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비판세력이 세월호 사고 2주기(4.16)를 계기로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비판세력들의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상황관리를 잘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틀 뒤, 교육부가 움직였다. 교육부는 3월 25일 4.16교과서를 "교육자료로 부적합"하다는 딱지를 붙였다. "학생들의 건전한 국가관 형성을 심각히 저해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이유였다. 시·도교육청에는 학교현장에서 활용하지 않도록 하라는 공문도 시행했다. 

 

전교조가 교육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4.16교과서 활용 수업활동을 재확인하자, 청와대가 다시 나섰다. 3월 30일 이 전 비서실장은 "전교조의 비교육적, 편향적 행태를 사전에 언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 국민들이 그 실상을 정확히 알도록 하고, 교육당국은 전교조의 편향 학습이 이뤄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교문수석에게 지시했다. 

 

이에 교육부는 4월 5일 4.16교과서의 학교현장 교육자료 활용 금지 방침을 다시 밝히며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한 편향 교육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사안 조사를 실시해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한 사항에 대해서는 징계 요구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전교조는 4.16교과서 활용 뜻을 굽히지 않았다. 청와대는 세 번째로 이를 언급했다. 이 전 비서실장은 4월 6일 "교육부의 소위 '4.16교과서 계기수업 불가' 방침에 대해 전교조가 강행 의사를 밝히는 데, 정부방침대로 엄정 조치하는 한편 전교조의 이러한 부당한 행태들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나갈 것"이라고 교문수석에게 지시했다.

 

이번에는 교육부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의 교육, 사회단체도 움직였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4월 7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전교조가 4.16교과서를 학교현장에 활용하면 해당 시·도교육감, 학교장, 관련 교사 직무유기, 학생·학부모 학습권, 교육주권 침해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4월 10일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과 부모마음봉사단, 엄마의 힘 등 3개 단체 공동 명의로 "교육현장에서 4.16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강행할 경우, 해당 교사를 학부모의 이름으로 형사고발 하는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정부 당국 역시 편향 교육이 발생하면 즉각 엄정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는 지시가 보수 단체들의 성명서와 보수 언론의 보도로 현실화된 것이다. 

 

이어 교육부는 4월 11일 시·도교육청 부교육감회의에서 4.16교과서 활용 금지, 사안 발생 시 엄정 대처를 강조하며 "편향 수업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조치가 미흡한 경우에는 시·도교육청의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청와대의 조직적인 탄압으로, 4.16교과서를 활용해 공개수업을 한 교사 5명이 소속 교육청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아야 했다. 

 

▲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기 위해 박근혜 정권이 전방위 탄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외노조 반발에 공안기관 동원까지 지시

 

이재정 의원이 함께 열람해 공개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자료(2014년 6월 25일)에는 법외노조 탄압에 대응하는 전교조의 투쟁을 조직적으로 탄압한 사실이 추가로 들어있다. 

 

교육문화수석실이 작성한 내용에는 '법외노조 판결에 따른 전교조 조퇴투쟁(6.27) 대응방안 마련'이라는 제목으로 교육부는 '집회참가자의 조퇴 및 연가 불허 등 복무관리 철저 조치'하도록 했다. 특히 '전교조 집단행동의 위법성 검토 및 대응방안 마련(6.26, 공안대책회의, 대검찰청 주관)'으로 적혀있다. 

 

이는 지난해 말 공개된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서의 비망록에도 이 날의 기록이 남아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사항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망록에는 이 날 '전교조 대응 방안-6.26(목) 대검 공대협(公對協)'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종합하면 김 전 비서실장의 지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를 청와대 교문수석실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지난 2013년 10월 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 처분에 반발해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1심 판결이 2014년 6월 19일에 났는데, 법원은 노동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전교조는 같은 해 6월 27일 조퇴투쟁을 예고했다. 

 

문제의 전교조 조퇴투쟁 대응방안은 현실화 됐다. 검찰은 6월 2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공안대책협의회를 열어 조퇴투쟁에 대해 논의했다. 협의회에는 대검찰청 공안기획관과 교육, 고용노동부, 경찰청 담당자가 참석했다. 

 

당시 협의회는 교사들의 조퇴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며 "전교조의 집단 조퇴에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사들의 조퇴에 업무방해죄 적용 여부를 검토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전교조는 이 때 내놓은 성명서에서 "정권이 공안기관까지 끌어들이면서 전교조 압박에 나선 것으로 전교조 무력화 작업이 노동부 차원이 아니라 공안부와 정권차원에서 진행돼 왔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비판이 사실이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교육부는 조퇴투쟁이 끝난 뒤인 7월 3일 당시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본부 집행부 16명과 시·도지부장 16명, 결의문 낭독자 4명 등 모두 36명을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이어 6월 30일에는 조퇴투쟁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징계 철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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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4 [14:31]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