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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이유
 
조상연 · 전교조 충북지부 제천단양지회 기사입력  2017/11/14 [13:55]

 

요즘에는 관리자들조차 교사가 수업 중인 교실에 불쑥 들어오는 법은 없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그랬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왜 학부모의 이러한 몰지각하고 비교육적인 행동을 제재하거나 벌할 수 있는 법과 사회적 약속은 존재하지 않을까. 단지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에 이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이처럼 불합리한 상황을 외면하고 공교육 관련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이는 세월호 사고의 근본 원인을 안전 교육 부족에서 찾으며 호들갑을 떨던 박근혜 정부의 적폐 정책과 다르지 않다. 올해 '교평' 업무를 담당한 선생님께 '교원평가를 반대해 업무를 할 수 없다'고 소신을 알렸다. 동료평가에서 최고점을 주는 방식의 소극적 실천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동료평가 거부, 교육소개자료 작성 거부 등 '교평' 완전 거부를 하고 있다. 

 

올해 초 연수원으로부터 '연수 대상'이라는 공문을 받았다. '교평' 학부모 평가 최저점을 받았으므로 소정의 연수를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관리자와 '교평' 업무 담당자 등과 함께 살펴본 결과 우리 학급 학부모 중 단 한 명이 학부모 평가에 참여했는데 가장 최저점을 부여했고 최저점을 받았으니 도교육청 심의를 거쳐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에게 적극 홍보하지 않은 탓에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단 한명의 평가 결과로 인해 연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도교육청 심의과정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연수원이 연수 지명 공문을 내려 보낸 것이다. 이를 담당자에게 알려 도교육청과 협의해 절차에 맞게 처리할 것을 요구하니 이번에는 연수 포기원을 내라는 연락이 왔다. 연수 대상인지 명확히 가려지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근본적인 해결에 대해서는 교육청에선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는 대다수 교사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교원평가 반대 선전지에 따르면 전국 교사 90%가 교원평가를 반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단위학교에서 이를 실천하는 이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90% 반대라면 90% 실천으로 모두가 함께 한 방 크게 거부하면 될 일을. 작은 실천이 큰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 조차도 너무 큰 모험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잠자코 있으면 아무 일이 없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가 침묵하면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들을 외면하게 된다는 걸 알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전국의 90% 교사들이 함께 광장으로 뛰쳐나오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교원평가 거부'를 실천한다면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법외노조 철회 등 3대 교육적폐를 단번에 쟁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 기대가 너무 큰 기대이기에 그리고 실천하지 못한다 해서 함께 현장을 지키는 동료 교사들을 미워할 수 없기에 나라도, 나 혼자라도 광장으로 간다. 이것이 내가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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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4 [13:5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