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투쟁 전까지 집중 교섭으로 실마리 찾겠다”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17/11/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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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투쟁 전까지 집중 교섭으로 실마리 찾겠다”
인터뷰> 삭발 단식 농성 진행 중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강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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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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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삭발 단식 농성 진행 중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전교조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법외노조 철회-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연가(조퇴) 투쟁을 결의했다. 72.0% 투표율에 찬성 입장을 밝힌 조합원은 77.0%였다. 박근혜 정부의 해고자를 배제하라는 규약 시정요구에 거부입장을 밝힌 교사가 68.6%(투표율 80.9%)였던 것을 떠올리면 77.0%의 찬성률에 압도적 가결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조합원 총투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8일 밤 9시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 농성장에서 이 날로 8일째 삭발 단식농성 중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을 만났다.

 

- 이번 총투표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찬성률이 70%가 넘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조합원들은 늘 위기가 닥치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에너지를 집중시켜왔다. 새 정부에 거는 교육적폐 청산의 기대가 지금쯤이면 한두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결실을 맺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실망 혹은 분노로 전환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이것이 집행부의 총력투쟁 결의와 만나면서 연가(조퇴) 투쟁 압도적 가결이라는 결과를 냈다고 본다. 교육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는 조합원들의 인내와 분노가 담긴 한 표, 전교조와 집중 교섭을 진행하면서 정부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길 바란다는 기대의 한 표이다.

 

이제는 정부가 답할 차례다. 전교조가 요구하는 성과급-교원평가, 법외노조 등 3대 교육적폐 해결을 위해 정부는 교육부 따로, 노동부 따로가 아니라 관련부처가 함께 성실히 전교조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 본부 중앙집행위원들의 책임 역시 커졌다. 24일 연가 투쟁 직전까지 집중교섭을 진행해 3대 교육적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촛불 정부라 칭하는 문재인 정부에 조금 더 시간을 줘야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 총력투쟁이 필요한 이유는?

새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정부는 교육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 패싱, 교육부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상곤 장관의 교육부가 교육 개혁의 키를 쥐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우리의 투쟁은 촛불혁명 과업을 제때 수행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분노 표출이며 교육부가 우리의 투쟁을 교육개혁의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다. 김상곤 장관은 전교조와 동반자적 관계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것이 충분히 확인되지 못했다. 교육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 우리의 선량한 의지로 교육부가 전향적 조치를 낼 수 있도록 이 시기 총력투쟁이 필요하다.”

 

- 10월 말까지 1차 집중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정부에 교섭을 요구했다. 성과가 없었나?

교육부, 노동부, 청와대를 비롯해 국정기획자문위까지 적지 않은 횟수로 접촉을 했다. 하지만 1차 집중교섭을 평가하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무성의했고 접촉 할 때마다 논의는 제자리걸음인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726일 만남에서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동반자적 관계를 말했지만 돌아보면 제대로 된 만남은 학교정책실장이 임명 직후 교원단체들을 공식 방문했던 시기가 거의 유일하다고 본다. 교육 관료들에게 교육개혁 의지를 기대할 수 없다 하더라도 사실상 공식 만남이 없었던 것은 교육부 장관 역시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법외노조 철회에 대한 조합원들의 요구는 높지만 현 시기 연가(조퇴) 투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가?

조합원 총투표의 압도적 가결은 조합원들이 총력투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고 이 투쟁에 어떤 방식으로든 본인이 참여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다.

 

연가(조퇴) 투쟁에 직접 나설 수도 있지만 학교 내에서 교사들과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법외노조 철회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연가(조퇴)투쟁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총력투쟁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준 것으로 믿는다.”

 

- 정부는 법외노조 철회는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면 원인 행위가 말소되므로 법원의 판단 근거가 사라진다. 때문에 대법원이 재판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정부가 대법원 판단을 언급하는 것은 수구 보수 세력의 준동을 지나치게 의식한 정치적 셈법이라고 본다. 정치적 셈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적폐 청산 정부라 할 수 없다.”

 

- 정부는 성과급-교원평가 개선을, 전교조는 폐지를 말한다.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현행 교원평가에 대안은 없다. 폐지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정부가 교원평가 목적으로 내세우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를 위해서는 협력과 소통의 문화, 교육과정 연구는 물론 학교 내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를 법제화 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학교 교육력 향상을 위한 교원의 전문성 향상과 공동체 의식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다. 부적격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은 징계 등 다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교사의 삶은 일상이 평가이다. 교실에 들어가고 나올 때 교사는 매 순간 자신을 돌아본다. 열정과 애정, 성찰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는 없다. 교사를 한 줄로 세워 장학하기 좋은 학교를 만들려 한다면 그 발상 자체가 적폐이다. 성과급제 역시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질 높은 교육을 이끌어 낼 수 없음이 이미 증명됐다. 전교조는 사회적 교육위원회와 함께 지난 1일 교원평가 폐지 이후 상황을 그리는 포럼을 진행했다.”

 

-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3대 교육적폐 청산 요구를 수용하면 연가 투쟁을 철회 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 지금이라도 교섭을 통한 타결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보는가?

정부가 완벽한 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 하지만 전교조가 요구하는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법외노조 철회를 위해 성의 있는 답변을 내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답을 내지 않았다. 정부에 끊임없이 대화 테이블을 요구하고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메시지로 읽어 달라.”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4일 연가투쟁 전까지 3대 교육적폐 청산을 위한 집중교섭을 계속하겠다. 24일 투쟁은 새로운 시작이다. 12월 투쟁을 담보하는 것이고 내년 우리의 투쟁을 예고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24일 최대의 투쟁을 결의해 준만큼 집행부 역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이후 투쟁계획을 세워가겠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 전개하겠다. 시도별 단체협약이나 정책협의회를 통해 학교를 바꾸는 투쟁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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