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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은 없고 '기록'만 남은 학생부
전교조 교사 설문 결과, 59% 업무과중 심각·43.2% 수업연구·학생소통시간 부족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7/10/27 [17:31]

 

 

현장 교사들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심각한 업무 과중을 느낄 만큼 많은 내용을 적고 있으면서도 그 중 상당수는 불필요한 내용이라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은 없고 '기록'만 남은 학생부 전면 개선을 위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촉구하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가 전국 초중고교 교사 7137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1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학생부 개선을 위한 설문' 결과(신뢰도 95%, 오차범위 ±1.15%)에 따르면 교사들은 현행 학생부의 가장 큰 문제로 △기재할 내용이 너무 많아 심각한 업무 과중(59.0%) △누가 기록 등 불필요한 기재 내용으로 수업 연구, 학생과 소통할 시간 부족(43.2%) △학생 성장 발달이 아닌 대학입시를 위한 기록(39.5%) △훈령을 과도하게 해석한 학생부 기재요령(35.4%)을 꼽았다. 두 개의 복수 응답을 고르는 형태로 진행된 이 설문에서 사실상 응답자의 대부분이 '기재할 내용이 너무 많아 심각한 업무 과중(59.0%)을 불러오지만 그것이 누가 기록 등 불필요한 내용(43.2%)'이라고 답하면서 학생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답변을 교차 분석한 결과 학교 급별로 학생부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에 차이가 있다는 점 역시 드러났다. 인문계고 교사 71%는 학생부의 가장 큰 문제로 '학생의 성장 발달이 아닌 대학입시를 위한 기록'인 점을 꼽았지만 특성화고 교사 절반은 '기재할 내용이 많아 업무 과중이 심각하다'는 점을, 초·중학교 교사는 '불필요한 기재 내용으로 수업연구 시간이 부족한 점'을 학생부 문제의 핵심으로 짚었다. 

 

이 같은 시각차를 반영하듯 현행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을 초·중·고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응답 교사 65.3%가 동의했다. 21.1%의 응답자는 지침을 '초등과 중등으로 구분해야한다'고 답해 현장교사 대부분은 훈령의 급별 구분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10명 중 7명은 학생부 기재 항목 가운데 '방과후 학교 수강내역을 적는 것(74.2%)'을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학교스포츠클럽활동(57.8%), 영재교육활동(52.2%), 청소년단체 활동(50.6%) 등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활동 기록을 적는 것에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편 '창의적체험활동 누가 기록' 역시 응답자의 70.7%가 '업무폭탄의 전형'이라며 불필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서술형 응답을 살펴보면 "활동 내역을 모두 교육과정에 기록해두기 때문에 누가 기록은 불필요한 추가 업무", "창체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학교별 자율 활동을 입시에 반영하는 것이 문제" 등이 이유였다.  

 

2015 교육과정 적용으로 초등 1, 2학년 통합 교과 입력 탭이 영역별로 한 학기당 4개씩 늘어난 것에 대해 응답자의 96.9%가 '하나의 탭으로 운영해야'한다고 답했고 창체의 한 영역인 '안전한 생활'을 별도 기록해야 한다는 교육부 훈령에 대해서도 97.5%의 교사가 '창체에 통합해 기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학교폭력가해 사실 학생부 기록에 대해 응답자의 40.5%는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현행 유지(16.6%)', '기록 개선(11.4%)', '근본적 대책 필요(11.7%)'를 선택한 교사들 역시 학생부 기록이 학교폭력을 줄이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교육부의 학생부 신뢰도 개선 방안 발표를 앞두고 전교조 역시 11월 초 학생부 전면 개선 방안을 담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영 전교조 학교혁신특위 사무국장은 "훈령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기재요령을 폐기하고 기재 항목을 늘리는 형식의 훈령 개정이 아니라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의 개정을 고민해야한다"면서 "학생부의 근본적 문제는 입시를 위한 기록 부풀리기와 기재항목의 방대함에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전교조 등 교육단체와 만나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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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7 [17:31]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