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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1917년 러시아, 2017년 대한민국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기사입력  2017/10/27 [16:38]

 

1896년, 생물학적 개인주의 인지발달이론으로 20세기를 풍미한 피아제와 문화역사적 인간발달이론의 창시자로 기억되고 있는 비고츠키가 태어납니다. 그들이 펼친 이론의 다름은 그들이 각기 태어나 살던 사회의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납니다. 열정적 청년이었던 비고츠키는 혁명을 위한 일들에 적극적으로 뛰어듭니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혁명의 일 주체가 되어갔습니다. 소비에트 혁명 초기이자 생애 막바지 시간. 비고츠키는 혁명러시아의 공교육을 담당할 교사들을 만납니다. 소비에트 전역에서 온 교사들에게 '아동학(어린이 발달에 관한 과학)'을 속성으로 강의합니다. 학생들은 초심자들이었으며 짧은 강의만 들은 후 매우 열악한 교실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당연히 그들은 실천적 문제들에 압도적으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비고츠키는 이론적 논쟁이나, 이제는 먼 과거가 된 당시의 새로운 발견에 천착하지 않습니다. 장차 소비에트 교육을 이끌 초심자들에게 특정한 '과학적 방법'을 전수할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래야 그들이 발달의 다음 영역으로 나아가리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혁명이라는 역사적 경험은 비고츠키를 발달의 다음영역으로 이끌어갔고 비고츠키와 만났던 소비에트 교사들에게는 또 다른 발달의 다음영역이 창출되었습니다. 

 

2017년. 촛불혁명에 힘입어 탄생한 정권의 교육 분야 행보는 실망스럽습니다. 순조로우리라 기대했던 전교조 재합법화도, 성과급·교원평가 폐지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이에 전교조 대의원들은 9월 2일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총력투쟁을 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지쳐 있는 교사들을 시대의 교사, 변혁의 주체로 변화시킬 마법은 있을까요? 비고츠키에게서 그 길을 발견합니다. 같은 지향을 지닌 동시대인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실천. 누군가는 앞에 가고 누군가는 그 뒤에 함께 따라 나섭니다. 한때 뒤에 있었던 이는 어느 순간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헛된 실천이란 없습니다. 나쁘기만 한 일도, 힘들기만 한 일도 없습니다. 지금의 고통이 클 지라도 결실을 맺을 날은 오고야 맙니다. 필연입니다. 비고츠키가 말하는 발달의 보편적 과정입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장식할 전교조 총력투쟁. 촛불혁명으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한국사회의 깊은 변화를 이끌 사건으로 기억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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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7 [16:3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