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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후진 걸 왜 학부모한테 시키나요?"
| 인 | 터 | 뷰 | 교원평가 학부모만족도 조사 불참한 이진영 어린이책시민연대 공동대표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7/10/27 [16:21]

 

 

"교원평가는 애초에 왜 시작했어요?"

 

왜 교원평가 학부모만족도조사를 거부하는지 물으려는 찰나 이진영 어린이책시민연대 공동대표가 기자에게 먼저 물었다. 소위 '부적격 교원 퇴출'을 기대했지만 현행 교원평가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뻔한 답을 들을 기회가 날아갔다. 

 

"아이 담임 선생님과 내가 왜 '평가'의 관계로 만나야 할까? 늘 궁금했어요. 아이를 함께 기르는 사람들끼리 의견을 나누면 될 것 같은데 자꾸 '평가'를 하라고 가정통신문이 오니까 불편하잖아요. 상대방을 평가하는 만남은 어떤 만남일까 회의가 들었죠."

 

올해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인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지난 해 겪은 '이상한' 경험을 털어놨다. 여느 때처럼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큰 아이가 학교에서 전화를 한 것이다. "엄마, 선생님이 빨리 학부모 만족도 조사하시래요." 그래서 "엄마가 안하는 게 아니라 선생님을 그런 관계로 만날 수가 없어서 못 하겠어"라고 답했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가 못하신데요' 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교사가 교원평가를 하지 않은 학부모를 특정해 아이에게 직접 전화를 걸도록 하는 상황에, 집에 돌아온 아이가 전해준 '참여하지 않는 것은 엄마가 선생님에게 무관심하다는 증거'라는 담임교사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고등학생인 첫째 아이 부모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학부모 대표가 참여를 독촉합니다. 요즘 학부모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찾아서 하는 사람들이에요. 헌데 전반적으로 안 하는 분위기라는 건 당사자들이 실효성을 못 느낀다는 거죠. 솔직히 궁금해서 학부모 만족도 조사 누리집에 접속해 봤어요. 교장·교감 선생님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데 뭘 평가하나 싶어 창을 닫아버렸습니다. 기꺼이 하는 사람도, 즐겁게 하는 사람도 못 봤어요.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저항은 안 하는 거죠."

 

도입 당시 교원평가로 소위 '부적격 교원'을 퇴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지지 여론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진영 공동대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됐다.  

 

"둘째 아이 담임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기도를 해주셨어요. 기도 받은 아이들은 상점을 주니까 그걸 받으려고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도를 받아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선생님을 찾아가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말씀드렸어요. 이런저런 해명을 하셨지만 결과적으로는 이후 일과 시간에 기도를 안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문제가 있으면 서로 이야기를 해서 풀어야지 컴퓨터에 앉아 체크하면 해결이 되나요? 설사 문제 있는 교사가 낮은 평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그래서 학교가 달라졌는지가 궁금합니다."

 

아이를 맡겼다는 이유로 할 말 다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제도 유지하는 데 쓰는 돈과 노력으로 학교에서 간담회 등을 통해 교사와 학부모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늘리고 다모임 활성화로 학교 문화를 바꾸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가 있으면 함께 이야기해야지 왜 구석에서 개개인이 몰래 체크를 하나. 숨 막히는 규율과 규제로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이미 상당 부분 깨졌다. 아이가 지각을 하면 '어디 아프니? 괜찮아?' 묻는 것 보다 '벌점 O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관계를 훼손하는 숨 막히는 문화의 결정판이 교원평가라고 본다. 이런 후진 걸 왜 학부모한테까지 시키나? 그런 관계로 안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진영 공동대표는 "교사의 전문성이 교원평가 문항 몇 개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아니라면 교사의 교육 내용을 획일적 잣대로 평가하는 교원평가야 말로 교권침해가 아니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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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7 [16:21]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