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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까지 손뻗친 청와대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과정 도처에 적폐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7/10/27 [15:49]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전교조 법외노조 상태 유지를 위해 대법원까지 영향을 미치려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 정부의 적폐 청산을 위해 전교조에 대한 부당한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2014년 9월 22일자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 관련 고법 2심 판결(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에 대해 많은 변호사들과 심지어 판사들도 동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임. 고용복지수석실, 교문수석실은 대법원에서 서울고법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을 취소하도록 고용부, 교육부와 함께 최대한 대응해 줄 것'을 '아울러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한 위헌 법률 여부 제청 건 대응에도 각별히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 전교조는 고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 공개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청와대 공작정치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해왔다.     © 강성란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사실상 사법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계획을 논의한 것이다. 지난 해 말 공개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이날의 기록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관련 집행정지, 위헌제청', '전교조 즉시항고, 고용 장관 → 기자 상대 판결에 대한 유감 표명', '전교조 가처분 인용 잘 노력해서 집행정지 취소토록 할 것'이라는 메모로 남아있다. 

 

회의가 열리기 3일 전인 2014년 9월 19일 서울고등법원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여기에 해직교원의 노조 가입을 제한하는 교원노조법 2조가 교원의 단결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 

 

사법부의 이런 결정으로 학교로 복귀하지 않은 노조 전임자에 대한 직권면직, 시도교육감에 대한 직무이행명령 등 교육부의 법외노조 후속조치 역시 힘을 잃게 됐다. 

 

교육부는 법원 판결 이틀 전 직무이행명령에 따르지 않는 일부 교육감을 대신해 행정대집행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던 때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2014년 8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검찰청 공안부는 조퇴투쟁과 교사선언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김정훈 전 위원장과 이영주 수석부위원장,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퇴진 촉구 글을 올린 이민숙 교사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날은 헌법재판소가 초중고교 교사의 정치 활동을 일체 금지한 현행 교원노조법과 국가공무원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낸 바로 다음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고용복지수석실, 교문수석실은 대법원에서 서울고법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을 취소하도록 고용부, 교육부와 함께 최대한 대응해줄 것'을 주문한 것은 전교조 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효력 정지 결정을 낸 사법부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청와대의 움직임 때문이었을까. 헌법재판소는 2015년 5월 28일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의 근거가 되는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낸다. 5일 뒤인 6월 2일 대법원도 서울고법의 결정을 뒤집고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되돌리는 결정을 낸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관련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사법부의 판단은 박근혜 정부가 언급한 '영향력'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탄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5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권 교체가 유력한 상황에서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전교조 법외노조 지위를 '알박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올해 3월 30일 국정현안 관계 장관 회의에서는 교육부에 '법외노조인 전교조 전임교사에 대한 일부 교육청의 휴직 허가는 불법이 명백한 만큼 신속·단호하고 분명하게 조치할 것'을 일주일 뒤인 4월 6일에는 '일부 교육청의 전교조 편법지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한 것.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 4년째를 맞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가 자행했던 부당노동행위부터 바로잡는 게 순서"라고 일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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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7 [15:4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