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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애플 교수 만나다] "학교에 더 많은 서열 만드는 것 막아야"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 마이클 애플 교수 만남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7/10/17 [15:30]

 

 

미국 실천교육의 석학 마이클 애플 위스콘신대 교수와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2년 만에 전교조를 찾은 애플 교수와 조 위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와 차등성과급 등 교육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최근 한국은 촛불 혁명을 이뤄내 정권을 바꾸었다. 박근혜 정권은 몰락했고 그는 감옥에 있다. 광장의 촛불혁명의 이름으로 새로운 정권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냈다"는 말로 지난 2년 동안 이루어진 한국의 정치 상황 변화를 설명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교육 분야에서는 변화를 찾기 힘들다. 전교조는 여전히 법외노조 상태에 놓여있으며 2016년 34명의 해고자가 발생했고 올해 역시 20여명의 노조 전임자들이 징계위에 회부 되는 등 해고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마이클 애플 교수는 버락 오바마에서 도널드 트럼프로 정권이 바뀐 미국의 현실을 알리며 "위스콘신 주의 경우 공무원들이 대량 해고됐고 교사 역시 직무조건, 건강, 의료보험, 교육과정 등에 대해 교섭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합비 자동 이체가 불법이 되면서 조합원의 40%가 줄어드는 등 노동조합이 상당히 어렵다. 전교조에 오니 고향에 온 것처럼 반갑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마이클 애플 교수는 법외노조 상태인 전교조의 상황에 대해 "민주주의는 긴 혁명이다. 싸우는 것은 힘들고 지겨운 일이지만 늘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생각한다"면서 "대학을 못나온 가난한 인쇄공이었던 나는 군대에서 우연히 교원 양성 과정을 거쳐 교사가 됐다. 하지만 당시 여성들은 석사 학위가 있어도 남성의 절반 수준인 급여를 받았고 이 문제로 1970년대 함께 투쟁했다. 혁명은 시간이 필요하다. 10년, 20년이 더 필요할 수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자동적으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 방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계속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다면 성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새 정부 초기 상징적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날 한 시에 시험을 치루는 반교육적 제도인 일제고사를 폐지했다. 서열화는 교육적 측면에서 역기능이 많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차등성과급-교원평가 폐지라는 교육계의 요구에 답을 내지 않고 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전했다. 

 

 

마이클 애플 교수는 "성과급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증거가 없는데도 전 세계적으로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종교적 수준의 믿음을 갖고 있다. 국가마다 상황과 정책도 약간씩 다르겠지만 미국의 경우 '교사는 여름방학에 노는 직업',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식의 목소리가 있다. 따라서 끊임없이 교사를 경쟁시키고 유능한 교사의 위계를 만들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뉴올리언즈에서는 수준 높은 교사들이 많이 해고됐고 그 자리를 'Teach For America'라는 프로젝트에 따라 뽑힌 소위 명문 대학 졸업생으로 채웠다. 대학 졸업생을 6주 정도 교육시킨 뒤 어려운 지역에 2년 동안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이 프로그램은 제대로 된 양성과정도 거치지 않은 이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교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를 받는 등 교직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2년 근무 기간을 마치면 다시 도시로 돌아와 취업에 이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과급-교원평가 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교사들의 단결을 막고 교사노조 자체를 공격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 정책을 막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연대하고 학생과 함께 가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수업 시간에 너무 많은 시험을 보고 서열을 만드는 것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학교에 더 많은 서열을 만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로 가면 행복한 학생, 행복한 교사, 행복한 학교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 역시 그렇지 않은가?"라는 말로 한국의 혁신학교 운동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음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애플 교수는 "여러분은 불의에 관심이 없는 교사가 될 것인가를 묻고 싶다. 우리는 계속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 제 이야기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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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7 [15:30]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