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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자치' 빠진 권한 이양, '공룡 교육청'만들라
 
최창의 ·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기사입력  2017/10/17 [14:49]

 

© 일러스트 · 정평한

 

시민 촛불로 이룬 민주 시대의 과제는 각 분야의 분권과 자치다. 분권과 자치는 일맥상통 할 뿐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기도 하다. 교육 분야에서 자치는 어떤가? 사실 교육 자치는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개념이다. 물론 교육 관계자들에게도 일상 교육 활동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익숙한 개념이 아니다. 사전적 의미로 교육자치는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감의 권한과 선출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풀이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고 요구하는 교육 자치 과제는 교육 활동을 교육 구성원들 스스로 계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부 권한 집중 청산 기회

 

지금 시기 우리 교육은 자치와 자율보다는 지시와 통제가 앞서고 굳어져 있다. 그 정점에 교육부가 있다. 교육부가 학생 교육에 관한 권한 전반을 통틀어 움켜쥐고 있다. 학교 급별 학제, 수업 시수 등 교육 제도부터 교육과정, 교과서 제작, 교원 선발과 승진, 예산까지 학교 운영의 기본이 되는 핵심 권한들이 교육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부 권한 집중은 과거 중앙집권 시대의 잔재이다. 분권과 자치라는 시대 조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청산되어야 할 과제이다.

 

시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대선 당시에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 교육감에게 이관한다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원론적인 수준이지만 적어도 초중등 교육에 관한 교육부의 독점 권한을 지방교육청으로 분산하겠다는 방침만은 분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 교육부장관이 된 김상곤 장관은 교육감협의회에서 "유초중등 교육의 권한과 사무를 단계적으로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로 이양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8월말 교육 분권과 자치를 논의하기 위해 만든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서도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학교의 자율적인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교육자치에 관한 기본 방향과 의지만큼은 분명하게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름뿐인 교육지원청 혁신 우선돼야

 

교육부의 이와 같은 권한 이양 방침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아무래도 직접 이해관계에 있는 시도교육청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시도교육감들이다. 교육감들은 마치 지금까지 일어난 교육문제의 총체적인 원인이 교육부 권한 독점에 있는 것인 양 분권화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시도교육감 협의회 차원에서 교육청으로 가져 올 업무 목록과 관련 법률 개정 내용을 제시하는가 하면 일부 교육청은 자체 분권화 대책팀까지 가동하고 있다. 그런데 권한을 받아들일 욕심만 내서는 안 된다. 이를 학교 단위로 나누고 내려 보내려는 준비도 곁들여 추진돼야 한다. 교육 분권의 근본 목표가 학교 민주주의와 학교자치 실현을 통한 학생교육의 질적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학교로의 분권과 자치 없이 교육부의 권한 이양과 분산만 추진된다면 시도교육청만 도리어 공룡처럼 될 게 뻔하다. 특히 지금도 교육 소통령이라 빗대는 선출직 교육감들의 권력은 더욱 비대해질 것이다. 그래서 항간에는 교육부가 17개 시도마다 퍼뜨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은 지금과 같은 모습의 교육청은 학교 교육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육지원청은 이름뿐이고, 불필요한 일감만 늘려 간섭을 일삼는 교육청이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속내이다. 그런데 관료적인 교육청의 과감한 행정 혁신 없이 교육부 권한만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학교와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더욱 촘촘하게 옥죄려 들지 모른다.

 

학교자치, 교육자치 시작과 완성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권한 이양과 분산에 따른 문제점이 있다 해도 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 그것은 지금 시대의 흐름이자 미래 교육의 지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자치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제도적 장치와 내용, 그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자치 영역의 시급한 과제를 꼽으라면 무엇보다 민주적인 학교 운영이다. 이를 위한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등 자치 조직의 법제화,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권, 교사의 수업교재 제작 및 평가권, 예산 편성 자율권, 학교장 선출권, 부당한 행정명령 거부권 등 학생 교육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자치권과 자율권 확보가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자치권은 각종 교육관련 법안으로 뒷받침되어야 가능하고 실효성이 있다.    

 

교육자치의 실질적 시작이자 완성인 학교자치가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교육행정기관과 학교구성원들의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 먼저 시도교육청의 실질적 힘을 가진 교육감들은 자신들에게 집중된 권한을 학교 주체들에게 분산하고 자치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 정상화의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부 권한 이양만 요구하고 대비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 자체 성찰과 혁신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로 권한을 분산하고 자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대비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누구도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의 권리를 지켜 줄 의무도 책임도 없다는 말이 있다. 자치를 확보하려면 주체로서 요구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교원들은 지금까지 정해진 대로 시키는 대로 해오던 교육 관행을 벗어던져야 한다. 스스로 적극 나서서 학교 자치권 확보를 위한 법령과 규정을 연구하고 제안하길 바란다. 국내외의 모범적인 학교자치 사례를 전파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들의 학교운영에 관한 실질적인 자치 활동을 강화하고 그에 따른 책임의식을 높이려는 노력 또한 절실하다. 모두의 노력 속에 학교자치로 뿌리내리고 학교 민주주의로 꽃피는 진정한 교육자치를 얼른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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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7 [14:4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