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폐지, 법외노조 철회될 줄 알았는데... 대통령만 바뀌었나”

최대현 | 기사입력 2017/09/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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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폐지, 법외노조 철회될 줄 알았는데... 대통령만 바뀌었나”
[현장] 전교조 위원장, 경북 안동 분회 방문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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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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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교조 위원장, 경북 안동 분회 방문

  

▲ 경북 안동송현초 전교조 분회 조합원들이 9월20일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총투표 참여 의지를 밝히고 있다.   © 최대현

 

920일 오후 1230분경 경북 안동 길주중 다목적실. 오전 수업과 점심식사를 끝낸 10명의 교사들이 모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이다. 모두 13명인 길주중 분회(전교조 학교단위 조직)에서 80%가 참여한 것이다. 정승혁 분회장은 학부모 공개수업 행사로 정신이 없어도, 많이 참여했다며 웃었다. 이들의 눈과 귀는 한 사람을 향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바쁜 중에도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리고 11월로 예정된 총력투쟁에 대해 설명했다. “이전 정권 탄핵과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전교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이제는 교육희망을 만들어 가는 길에 힘을 쏟을 때입니다. 법외노조 철회, 성과급과 교원평가 폐지가 그 첫 걸음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부가 내놓은 카드가 석연치 않습니다. 상반기 진행한 투쟁과 교섭을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지난 2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 결정을 바탕으로 116~8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법외노조 철회, 해직교사 복직,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연가(조퇴) 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 전개총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성과급 폐지와 관련해서는 정말 확답을 받아야겠다. 교섭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총투표 성사로 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20일 경북 안동 길주중 분회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최대현

 

설명을 들은 조합원들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래도 성과급 폐지와 법외노조 철회는 될 줄 알았는데, 너무 더디다. 대통령만 바뀐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와 부담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적폐를 해소하려면 정치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는 정부를 향한 주문도 나왔다.

 

조합원들은 법외노조 철회의 가능성과 문재인 정부의 입장, 전교조의 대응 계획 등을 위원장에게 물었다. 촉박한 일정상 30여 분간의 짧은 간담회였지만 작은 청문회(?)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최근 쟁점인 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에 대한 질의와 응답도 진행됐다.

 

앞서 이날 오전 조 위원장이 방문한 안동고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안동고 분회 19명 가운데 10명이 모여 진행한 간담회에서는 법외노조 철회와 관련한 궁금증이 더 나왔다. “정부 권한으로 법외노조를 만들었으면, 그 권한으로 해야 할 것 같은 데 가능성이 있는지?”, “법외노조 철회가 꼭 법으로 해야 하는지, 그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아니더라도 대법원 판단 이전에는 어렵겠다고 보는 것 같다. , 전망하기가 힘들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 사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가 없다. 이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전교조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강극로 안동고 분회장은 젊은 선생님들의 가입률이 저조한 것 같다. 경북은 정말 드물다. 젊은 선생님들에 대한 설문조사 등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10년 뒤에는 자연스레 조직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 

 

▲ 전교조 지도부는 9월 13일부터 총투표 시작일인 11월 6일 직전까지 전국 시도를 돌며 분회 등을 방문해 총력투쟁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최대현

 

이날 세 번째로 방문한 안동송현초에서는 짧은 논쟁이 벌어졌다. 한 조합원은 법외노조 철회와 성과급 폐지 등 다 좋은데, 너무 우리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지켜봐 주는 것도 괜찮지 않나고 했다. 그러자 다른 조합원이 전교조 입장에서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법외노조 고통을 받고 있는 데 생존권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연가투쟁이라는 방식이 적절한가는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다고 했다.

 

경북교육에 대한 바람도 나타냈다. 조합원들은 다른 시·도에서 이미 선보인 진보적인 교육을 이제는 경북지역에서도 맛보고 싶다고 했다. 함께 현장 방문을 한 김명동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정말 그렇게 해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전날 영주지역에 이어 안동지역 5개 학교와 초·중등지회 조합원 모임을 방문한 조 위원장은 조합원 동지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듣고, 더욱 힘 있는 총력투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지도부는 총력투쟁 성사를 위해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전국 시·도 현장 방문을 총투표 기간 직전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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