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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래요?] 한 지붕 두 가족
 
유하나 · 충북 대소유치원 기사입력  2017/09/15 [15:39]

 

2016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국공립 유치원 수는 4,696개이며 그 중 병설유치원은 4,388곳이나 된다. 단독으로 설립되어 유치원 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관리자로 있는 단설유치원과 달리 병설유치원은 대개 초등학교 부속 기관으로 설립되어 초등학교 관리자가 유치원 관리자를 겸임한다. 또 급식실, 운동장, 체육관 등 시설 역시 함께 사용하고 있다. 같은 기관인 듯 같은 기관이 아닌 두 기관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있다 보니 종종 웃지 못 할 일도 일어난다.

 

일화 하나. 초임 교사 시절, 초보 교사가 불안했던 교감 선생님께서는 친절하게도 나의 교육계획안을 일일이 검토해주셨다. 그리고는 수업의 차시가 빠졌다며 직접 첨삭지도를 해주시는 친절함(!)까지 보여주셨다. 유치원 교육과정에는 수업의 차시가 없다며 교사용 지도서까지 보여드렸지만 옆 유치원의 경력 교사에게 문의하기 전까지는 본인의 고집을 굽히지 않으셨다. 신규 교사의 어설픔에 초·중·고등학교와는 달리 교과목은 물론 교과서도 없는 유치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이 더해져 벌어진 일이었다.

 

일화 둘. 교실에서 아이들과 자유선택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인터폰이 울린다. 급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잠깐 교무실로 오라는 교장 선생님. "저는 지금 수업 중이라 갈 수 없어요"라고 말씀 드리니, "지금 중간놀이시간이잖아. 잠깐이면 돼요" 하신다. 유치원은 쉬는 시간이 없다. 1교시, 2교시로 수업이 구분되지 않고, 아이들이 유치원에 등원하면서부터 하원할 때까지 수업 시간이 아닌 시간은 단 1분도 없다. 누리과정의 지침서를 보면 '1일 4~5시간을 기준으로 편성한다'고 되어있으므로 급·간식을 먹는 시간,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시간까지도 반드시 교사가 함께 해야 하는 수업의 일부분이다.

 

일화 셋. 결국은 직접 유치원 교실로 오신 교장 선생님.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시더니 한 마디 던진다. "아니, 수업 시간이라더니 모두 놀고 있고만." 유치원 교사라면 이런 오해를 한두 번 들어본 것이 아닐 것이다. 유아는 발달 특성상 추상적인 학습 방법보다는 생활 속에서 사물을 직접 다루는 놀이 활동을 통해 가장 잘 배우므로 유치원은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따라서 유아에게 놀이는 곧 수업이다. '유치원 교사는 항상 애들 데리고 놀고 있더라'라는 말은 너무 억울하다.

 

공립 유치원은 70~80년대가 되어서야 병설유치원의 형태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공립유치원의 비약적인 양적 증가가 초등학교 시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제까지는 공동의 시설을 중심으로 연계가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두 기관의 연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단순히 공동 행사 운영을 위시한 연계 교육과정이 아니라,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통해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는 학교 급간의 연계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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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5 [15:39]  최종편집: ⓒ 교육희망